筆意山水, 근대를 만나다…정동1928아트센터 개관전
서울 정동 옛 구세군중앙회관 자리에 새로 들어선 복합문화공간 정동1928아트센터가 4일 개관 기념으로 기획전 ‘필의산수(筆意山水), 근대를 만나다’를 연다.

조선 후기 진경산수를 확립한 겸재 정선을 필두로 18세기 문인화의 준법에 맥을 잇는 조선시대 회화부터 김환기 장욱진 이대원 등 근대 서양화가 작품까지 작가 45명의 작품 6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회 주제인 ‘필의산수’는 ‘붓에 지식인의 뜻을 담아 개성 있게 그린 문인화풍 산수화’를 의미한다. 단원 김홍도의 스승이자 18세기 예원의 총수로 불리며 조선 후기 화단을 이끈 강세황의 ‘제발(題跋)’이 쓰여진 네 점의 문인화(사진)에서 비롯됐다. 이번 전시에선 일반에 최초로 공개되는 강세황의 문인화 네 점과 함께 김홍도, 칠칠 최북, 기야 이방운, 고송유수관 이인문 등 조선 후기 작가 작품을 둘러볼 수 있다. 천재 서예가인 추사 김정희의 글과 그의 수제자인 소치 허련의 화첩, 조선 후기 문인화를 개성적으로 계승한 이색 화풍의 화가 김수철과 홍세섭의 ‘영모도’ 전작도 만나볼 수 있다.

한국 현대미술의 독창성을 확립한 김환기가 드물게 남겼던 서예작품 1점과 드로잉 5점도 이번 전시에서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전시기획을 맡은 이승현 세화예술문화재단 이사는 “드로잉 작품들은 유가족으로부터 어렵게 대여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며 “서예작품이 실물로 공개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오는 12월 4일까지.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