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장르 벗고 코미디 기본기 본격 발휘
잘나가는 김병철, '천리마마트'서 진짜 맞춤옷 입다

불혹을 훌쩍 넘겨 전성기를 맞은 배우 김병철(45)은 진중하면서도 웃기는 재주가 있다.

무표정과 건조한 말투 속 묻어나는 코믹함은 그의 전매특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깨비'(2016~2017) 속 서슬 퍼렇던 간신 박중헌조차 TV 밖에서는 '파국이'로 불리며 다양한 패러디를 양산했고, 'SKY 캐슬'(2018~2019)에서 피라미드 첨단만 좇던 차민혁과 '닥터 프리즈너'(2019) 선민식은 블랙코미디 정수를 보여줬다.

그렇게 무게감과 코믹함을 동시에 자랑하던 김병철이 이번에는 아예 코믹극을 만나 맞춤옷을 입었다.

바로 tvN 금요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의 정복동이다.

잘나가는 김병철, '천리마마트'서 진짜 맞춤옷 입다

극 중 정복동은 대기업 DM그룹 김회장(이순재 분)의 최고 심복이자 오른팔이었지만, 한순간 판단 착오 때문에 '유배지'로 불리는 촌구석 천리마마트 사장으로 좌천됐다.

복수심에 불타오르는 정복동은 천리마마트를 망하게 하자는 일념 아래 '열혈 점장' 문석구(이동휘)로서는 이해하지 못할 짓만 한다.

낡은 마트 사장실에 걸린 김회장 사진에 펜을 던져 꽂는 것을 시작으로 온갖 '루저'들을 정규직으로 잔뜩 채용해버리기를 서슴지 않는다.

포커페이스로 알 수 없는 행동만 하던 정복동은 감시 차 천리마마트에 온 권영구 전무 앞에 해바라기 탈을 쓰고 나타난다.

"손님 아니고 직원이 왕"이라면서.
잘나가는 김병철, '천리마마트'서 진짜 맞춤옷 입다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어떻게 보면 현실과 동떨어진, 한껏 과장된 톤으로 그려져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을 작품이다.

정복동이 '자동차에 바르면 털이 나는 왁스' 아이템을 놓쳐 하루아침에 좌천되는 도입부부터 그렇다.

하지만 김병철 특유의 (혼자) 진지한 코미디 연기는 작품이 지나치게 가볍지 않도록 중심 추를 잡는 역할을 한다.

원작 속 정복동보다 날렵한 그의 얼굴도 극에 '엣지'를 더한다.

그보다는 조금 젊고 가벼우면서도, 마찬가지로 차분한 코미디를 할 줄 아는 이동휘와의 호흡은 기대보다도 훨씬 척척 맞아떨어진다.

김병철의 물 만난 코미디와 예능 출신 PD의 남다른 연출 감각에 힘입은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지상파와 비지상파가 모두 뛰어든 금토극 전쟁에서도 3%대(닐슨코리아 유료가구)를 기록하며 순항을 시작했다.

잘나가는 김병철, '천리마마트'서 진짜 맞춤옷 입다

김병철 소속사 스토리제이컴퍼니 관계자는 28일 "김병철이 특히 이번 작품에서 대본 분석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았다.

웹툰이라는 원작을 드라마화하면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좋을지 현장에서도 제작진과 끊임없이 깊이 있는 대화를 한다"며 "그야말로 작품에 완전히 몰입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가 출연한 작품들이 연이어 흥행한 데 대해서는 "김병철이 작품 전체를 보고, 본인이 어떻게 극에 녹아들어 갈지 늘 신중히 준비하는 편"이라면서도 "좋은 작품을 바탕으로 한 제작진, 동료 배우들과 만들어낸 성과"라고 몸을 낮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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