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고즈넉한 분위기의 박물관에서 여유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깊어가는 가을을 맞아 전국 주요 박물관들은 각종 전시를 비롯해 다채로운 문화 행사를 연다.
국립대구박물관의 뮤지컬 ‘어른동생’
국립대구박물관의 뮤지컬 ‘어른동생’
○서울 주요 박물관 기획전 ‘눈길’

국립중앙박물관은 ‘로마 이전, 에트루리아’ 특별전을 열고 있다. 기원전 900년경부터 기원전 100년경까지 이탈리아 반도에 있던 고대 도시 국가인 에트루리아 문물을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전시다. 고대 문명 속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에트루리아인들의 매력적인 모습을 상세히 소개한다. 다음달 27일까지 열린다.

국립한글박물관에선 세 번째 한글 실험 프로젝트인 ‘한글 디자인: 형태의 전환’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세종의 철학과 예술성이 반영된 문자로서 조형적으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 오늘날 예술가와 디자이너들에게 창작의 영감을 주고 있는 한글 특징에 주목해 산업 콘텐츠로서 한글의 가치를 조명하는 프로젝트다. 22개 팀이 제작한 작품 52건, 300여 점이 나왔다. 전시는 내년 2월 2일까지 열린다.

지난 10일부터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겸재가 그린 창의문’은 조선 시대 그림 속 창의문 모습을 통해 창의문의 역사와 창의문 안팎의 경관을 소개한다. 창의문 중건 전후 모습을 그린 두 점의 ‘창의문도’를 통해 조선시대 창의문의 모습과 그 주변 경관을 되짚어볼 수 있다. 12월 15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로마 이전, 에트루리아’ 특별전
국립중앙박물관 ‘로마 이전, 에트루리아’ 특별전
○뮤지컬·마임공연 등 문화행사도

박물관들은 전시와 함께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을 공연도 마련했다. 국립대구박물관은 28일 뮤지컬 ‘어른동생’ 공연을 연다. 감기 때문에 학교에 가지 못한 주인공 ‘하루’가 엄마의 외출 직후 다섯 살짜리 남동생 ‘미루’가 너무나 어른스러운 말투로 어린애인 척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전화통화를 듣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번 공연은 한국출판문화대상을 수상한 송미경 작가의 원작 단편 동화집 <어떤 아이가>를 토대로 제작한 가족 뮤지컬이다.

국립김해박물관은 다음달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오후 9시까지 관람 시간을 연장한다. 야간 개장 문화공연 일환으로 마임극 ‘마쯔와 신기한 돌’도 올린다. 제14회 아시테지(ASSITEJ·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겨울축제에서 ‘올해의 우수작’으로 선정된 이 작품은 이야기꾼들이 몸의 움직임과 소리로 만드는 바다, 바위섬, 생쥐들 이야기를 다룬다. 28일 오후 4시와 6시, 2회 공연하며 관람료는 무료다.

국립광주박물관은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년을 기념해 ‘대한민국, 역사를 바꾼 10장면’의 네 번째 전시를 다음달 27일까지 개최한다. 1950~1960년대 주요 사건 가운데 6·25전쟁과 4·19혁명을 다룬 전시다. 6·25전쟁을 주제로 한 코너에서는 전쟁 발발부터 정전까지의 과정을 담은 자료와 사진을 공개한다. 4·19혁명 코너에서는 1960년 3·15 부정선거에 전국 최초로 저항한 광주 의거를 비롯해 4·19혁명의 전모를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