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농기업 주축 '디지로그'팀
글로벌 농기업 제치고 2위 올라
디지로그팀 팀장을 맡은 서현권 에이넷 부사장(맨 왼쪽)이 예선 2위 상패를 받고 있다.  디지로그팀 제공

디지로그팀 팀장을 맡은 서현권 에이넷 부사장(맨 왼쪽)이 예선 2위 상패를 받고 있다. 디지로그팀 제공

한국의 인공지능(AI) 농업팀이 글로벌 농기업들을 제치고 세계AI농업대회 본선에 올랐다.

민승규 한경대 석좌교수(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등 국내 농업 전문가들로 구성된 디지로그(DigiLog)팀은 네덜란드 바헤닝언대가 주최하고 중국 정보기술(IT)업체 텐센트가 후원하는 제2회 세계AI농업대회에 유일한 한국팀으로 출전, 예선 21개 팀 중에서 2위에 올랐다고 20일 밝혔다. 이로써 5개 팀이 올라가는 본선에서 우승을 다투게 됐다. 이 대회 사무국은 지난 12~13일 컴퓨터 시뮬레이션(모의) 방식으로 예선을 치렀다. 예선전에는 다국적 IT기업 AI 분야 연구원, 농기업 연구원, 농업대학 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21개 팀이 참가했다.

예선 1위는 네덜란드 NXP반도체와 바헤닝언대 내 중국인 박사들이 주축이 된 AICU팀이 차지했다. 중국 농업과학원 소속 연구원 중심의 IUA.CAAS팀이 3위, 네덜란드의 세계적 농업컨설팅 회사인 델피와 아그로에너지 연구원들이 뭉친 오토메이터스(The Automators)팀이 4위, 글로벌 유리온실업체인 반 데르 후반 연구원과 네덜란드 델프트공대 연구원들로 구성된 오토메이토(Automatoe)팀이 5위에 올랐다. 디지로그팀 단장을 맡은 민 교수는 “작년에 비해 중국 AI 전문가들의 참여가 크게 늘어난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예선전은 각 팀의 농업 AI 개발 전략에 대한 심사위원 점수와 AI를 활용해 다양한 조건에서 농사짓는 상황을 시뮬레이션한 성적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실제 농장과 비슷한 가상의 온실환경을 설정한 뒤 이 안에서 AI가 어떻게 하면 방울토마토를 잘 기를 수 있는지를 학습하게 하고 이를 농업현장에 적용한다는 내용의 디지로그팀 전략이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민 교수는 설명했다.

본선에 오른 5개 팀은 오는 12월부터 6개월 동안 바헤닝언대 내 유리온실에서 각 팀이 개발한 AI를 활용해 방울토마토를 재배하게 된다. 사람의 개입 없이 AI의 판단만으로 농사에 필요한 모든 결정을 내리는 방식이다. 방울토마토에 물을 얼마나 줄지, 햇빛의 총량을 얼마로 할지, 비료는 얼마나 줄지 등의 판단을 AI가 내리게 된다.

6개월간 AI로 농사를 짓고 난 뒤 수확한 방울토마토의 품질과 수량을 바탕으로 각 팀의 본선 성적이 매겨진다. 오이를 재배한 지난해 1회 대회에선 우승 팀의 수확량이 재배 경력 20년의 베테랑 농부가 수확한 오이의 양보다 17% 많아 대회 주최 측을 놀라게 했다.

국내 중소 농기업 임직원들이 주축이 된 디지로그팀은 이번 대회 참가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국제농업인공지능대회를 여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디지로그팀장을 맡은 서현권 에이넷 부사장은 “농업 경쟁력이 전통적인 농사 기법과 경험 등에서 빅테이터와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대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한국 농업도 이런 추세를 따라가야 세계 농업 강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로그팀은 민 교수와 서 부사장을 비롯해 최대근 파미너스 대표, 조진형 아이오크롭스 대표, 김상철 농촌진흥청 스마트팜 개발과장, 이경엽 스페이스워크 이사, 김성언 팜에이트 차장, 정성윤·하정은 스페이스워크 연구원, 한광희 이지팜 연구원, 최지영 에이넷 연구원, 정진욱 삼성전자 연구원, 문태원 서울대 원예학과 박사과정 등으로 구성됐다.

FARM 홍선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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