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칼럼니스트' 김경래의 시골편지
뙤약볕서 텃밭 가꾸는 재미에 '푹'…'전원생활 잘하는 체질' 따로 있다

도시에서 온 방문객들은 보통 집과 마당을 둘러보고 “예쁘게 꾸며놓고 산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중 일부는 “어릴 적 시골에서 농사를 지어봐서 아는데 이거 개고생이야”라며 전원생활 꿈을 뭉개버립니다. 작업복 차림으로 모자를 눌러 쓰고 마당에서 일하다 흙투성이인 채로 손님을 맞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당 화단이나 텃밭에서 일하는 아내를 본 친구나 친척들은 “자네 집사람 참 힘들겠네” 혹은 “집사람이 심심해서 어떻게 사느냐”는 얘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러 사람과 어울려 왁자지껄 떠들며 사는 사람들은 혼자 오롯이 내 마당과 내 집을 가꾸는 ‘혼자 놀기의 재미’를 잘 모를 겁니다. 힘든 게 아니라 즐거운 겁니다. 마당 관리는 이미 오래전 아내에게 주도권을 빼앗겼습니다. 나무나 꽃을 심는 위치나 텃밭을 만들고 하다못해 벤치 놓는 자리를 두고도 의견이 다르다 보니 같이 하면 많이 다툽니다. 결국 제가 꼬리를 내리고 주도권을 내줬습니다. 아내가 싫고 힘들었다면 몇 번이고 부려 먹었겠지만 스스로 재미있기 때문에 시키지도 않습니다. 뙤약볕에서 텃밭을 일구고 마당의 풀 뽑는 것은 힘들지만 그것을 즐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게 바로 ‘시골 체질’이고 ‘전원 체질’입니다.

“시골에서 할 일이 그것밖에 더 있겠냐”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귀촌하면 마당에서 풀 뽑고 농사짓는 것 말고 할 일이 별로 없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심심할 틈이 없습니다. 좋은 이웃과 어울려 수다도 떨어야 합니다. 마을 행사나 축제, 면사무소나 농업기술센터 등의 기관에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에도 참여합니다. 이런 것들만 쫓아다녀도 바쁩니다.

논어에 ‘지지자 불여 호지자, 호지자 불여 낙지자(知之者 不如 好之者, 好之者 不如 樂之者)’란 말이 있습니다. ‘어떤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란 뜻입니다. 좋아하면 오래 잘할 수 있습니다.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즐기는 겁니다. 내가 즐기면서 하는 것이 곧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고 성공의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이따금 제가 사는 곳을 방문하는 사람 중에는 전원주택 등에 대해 ‘아는 사람(知之者)’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많이 알기 때문에 걱정 또한 많아 쉽게 움직이지 못합니다. ‘좋아하는 사람(好之者)’은 막상 전원생활을 시작하려면 용기가 필요하고, 금방 지칠 수 있습니다. 전원생활도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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