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자본·독재국가보다 먼저 정보에 관한 공정한 규칙 만들어야"
'국경없는기자회' 들루아르 사무총장 방한 기자간담회

국제 언론감시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SF)가 허위정보와 가짜뉴스로 위협받는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를 지키는 데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크리스토프 들루아르(48)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은 18일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정보와 민주주의를 위한 국제 협력'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국은 '정보와 민주주의를 위한 파트너십'에 함께 하겠다고 약속한 동아시아 최초의 국가"라며 "서울에 온 건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국제 협력에서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유엔총회 1주일 전 문재인 대통령 접견을 요청한 이유기도 하다"고 밝혔다.

들루아르 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을 접견하면서 국경없는기자회의 '정보와 민주주의를 위한 프로젝트'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으며, 문 대통령은 파트너십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들루아르 총장은 "문 대통령이 직접 강력한 지지를 보낸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러한 협력을 통해 한국이 아시아의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허위정보로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민주주의 위기"

그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확산하는 허위 정보, 잘못된 정보, 증오 발언 등으로 인해 "민주주의가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여러 정보가 경합하고 허위 정보가 난무하면서 1948년 세계인권선언과 헌법상 표현의 자유, 언론법 등 언론의 자유를 수호하는 역할을 해온 기존 시스템이 붕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보 관리를 맡은 소셜미디어 등 디지털 플랫폼들이 마치 국회처럼 임의로 규정과 관행을 만들어내고 선호하는 정보를 차별적으로 노출함으로써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를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국가에서 먼저 규칙을 수립하지 않는다면 대기업이나 거대자본, 독재국가에서 규칙을 만들어 퍼트리게 될 것이기 때문에 이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적 협력으로 정보와 소통에 관한 공정한 규칙을 만드는 '정보와 민주주의를 위한 프로젝트'가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핵심 방안이라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노벨상 수상자인 시린 에바디, 아마르티아 센, 조지프 스티글리츠,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등 18개국 25명의 전문가가 지난해 하나의 위원회로 모이면서 시작됐다.

이 위원회는 '인류의 공공재'로 정의된 전 세계 정보와 소통 공간을 위한 기본 원칙을 담은 '정보와 민주주의 국제선언'을 만들었다.

이달 말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20개 국가가 이 선언을 지지하고 실행하기 위한 '정보와 민주주의를 위한 파트너십'에 공식 서명할 예정이다.

"허위정보로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민주주의 위기"

국경없는기자회는 공정한 정보가 유통되도록 공정한 언론매체를 인증하는 알고리즘인 '저널리즘 트러스트 이니셔티브(JTI)'도 추진하고 있다.

들루아르 총장은 "한국 주요 언론을 초청해 JTI 테스트에 참여시키고 싶다"며 "보도 원칙을 준수하는 언론은 혜택을 보고 원칙을 지키지 않는 언론은 징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가짜뉴스에 대해서는 "두 가지 대응 방안이 있다.

하나는 가짜뉴스가 돌아다니지 못하게 콘텐츠를 직접 규제하는 방식인데 각국 정부가 하고 있지만 쉽지 않고 비생산적이다.

그보다는 언론 보도 준칙에서 시작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본다.

가짜뉴스가 나오는 원인을 다루는 게 증상을 다루는 것보다 효과적"이라고 답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언론의 자유를 감시하는 비영리단체로 1985년 출범했으며 파리에 본부가 있다.

매년 180개국의 저널리즘 현실을 평가해 세계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한다.

한국은 '2019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지난해보다 두 계단 높아진 41위로 아시아국가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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