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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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배우자의 사생활 동영상을 목격하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또 사생활 동영상의 주인공이 배우자라고 믿었던 사실이 오해로 밝혀졌을 땐 어떻게 행동해야 현명할까.

A 씨는 결혼 2달 만에 결혼생활 파탄 위기를 맞았다고 온라인을 통해 털어 놓았다.

문제의 시작은 A 씨 남편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동영상이었다. A씨는 남편의 휴대전화 속 숨겨진 폴더에서 음란물을 발견했고, "나에게 만족하지 못해 이런 걸 보나"라고 자책하게 됐다.

결국 A 씨의 달라진 분위기에 남편이 "무슨일이 있냐"고 물었고, A 씨는 휴대전화에서 발견한 '야동'을 언급했다. 하지만 남편은 당황하긴 커녕 "동영상 다시 봐봐. 뭐 느끼는 것 없어"라고 되물었다.

영문을 몰랐던 A 씨는 "동영상을 다시 보라"고 몰아세우는 남편의 강압적인 태도 때문에 다시 영상을 보게 됐다. 남편은 "그 동영상 주인공, 혹시 네가 아니냐"고 입을 열었다. A 씨의 남편은 동영상의 주인공이 자신의 아내라고 확신하고 있었던 것.

A 씨는 "제가 믿었던 사람이 저를 그렇게 생각하고 살았다는게 소름끼쳤다"면서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저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혼자서 확신하고 동영상을 몇일 동안 수집해놓았다는 게 말할 수 없는 배신감으로 다가왔다"고 적었다.

또 "신체 특징을 대조하고, 제가 아니라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남편은 인정하지 않았다"며 "더 하고 싶은 말도 많고, 억울함도 풀고 싶었지만 더 이상 상처받기 싫어 덮자고 했는데, 그후로 몇주 후부터 지금까지 남편이 '진짜 닮았는데' 하면서 또다시 그 영상을 언급하기 시작했다"고 괴로움을 전했다.

A 씨는 "결국 남편과 크게 싸웠고, 저는 믿음도 신뢰도 모두 잃어버렸다"며 "그러던 중 남편이 먼저 '그 동영상 있잖아, 그거 일본 배우래'라고 먼저 말했다. '그걸 어떻게 알았냐'고 묻자, '내가 궁금해서 쭉 찾아봤다'고 말했다"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동영상과 관련한 언급이 있었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A 씨는 "이제는 이 사람이 저를 사람취급하는지도 의심스럽다"며 "영상 속 여성이 제가 아니라고 그렇게 열변을 토하고, 설명을 하고, 확인을 시켜주고, 울고 불고 고통스러워하며 힘들던 저를 보고도 그동안 야동 주인공을 찾아 헤맸다는게 이해가 안된다"고 적었다.

A 씨의 사연에 "남편이 이상한 사람이 맞는거 같다"며 위로의 반응이 주를 이뤘다.

"아직 애가 없는 결혼초라 다행이다", "정상이 아니라는 걸 본인도 알지 않냐", "처음부터 야동을 본 게 문제였다"고 함께 분노하는가 하면, "부부 사이 성희롱도 신고가 된다"며 법적 대응을 제안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부부 사이 신뢰 훼손은 이혼 사유로 빈번하게 언급된다. 또한 '야동' 시청 역시 이혼 사유가 된다는 판결이 있다.

2014년 가사1단독 정용신 판사는 여성 B씨가 남성 C씨를 상대로 낸 이혼 소송에서 부인 몰래 성인용 동영상을 자주 보는 남편의 습관은 이혼 사유가 된다고 판단했다. 남편은 아내 몰래 성인용 동영상을 시청했고, 이 일로 상담까지 받았지만 남편의 야동 시청을 막을 순 없었다.

당시 정 판사는 "성인용 동영상 시청과 촬영 및 유포로 두 사람의 혼인 관계는 더 이상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이 났다"며 "는 민법에서 정한 재판상 이혼 사유가 되므로 원고의 이혼 청구를 인용한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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