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회사원이 겪는 '이상한 이야기' 통해 이기심과 위선 고발

연합뉴스와 수림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수림문학상 제7회 당선작으로 최영(43) 장편소설 '로메리고 주식회사'가 선정됐다.

연합뉴스와 수림문화재단은 29일 "예심을 통해 후보작 6편을 추려 최종 심사에서 치열한 논의를 거친 끝에 로메리고 주식회사를 뽑았다"고 발표했다.

상금은 5천만원.
올해 수림문학상에 최영 '로메리고 주식회사'
'로메리고 주식회사'는 주인공 '나'가 오랜 사법고시 공부에서 실패하고 손해사정 법인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뒤 잇달아 겪는 기이한 이야기를 통해 주제를 풀어나간다.

소설 제목은 이 손해사정 법인의 이름이다.

주인공은 자전거 사고를 조사하며 관찰한 목격자가 '장풍'을 사용해 살인했을 가능성이 있는 장면을 목격한다.

목격자와 주인공은 여자친구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데, 주인공이 목격자의 초능력을 알아내자 여자친구는 살해 위협을 받는다.

작가는 이런 일련의 사건과 사연들을 통해 인간의 이기심과 무지, 위선을 고발하고 진실의 상대성을 진지하게 탐구한다.

심사위원단은 "손해사정회사에 입사한 화자의 사회생활 적응기가 남다른 흥미를 전해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입담에 비해 소설의 주제적 측면이 약한 것 아니냐는 평이 없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돌이켜보면 흔히 짐작할 수 있는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이 정도로 흥미롭고 따뜻하게 그려내기도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평했다.

이어 "웃음과 눈물이 뒤범벅된 화자의 고투를 뒤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것은 그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실존적 고투에 다름 아니라는 자각에 이르게 된다.

이 순간 이 소설은 우리 사회의 피라미드 최하층에 자리 잡고 있는 '미생'들의 씁쓸한 초상화로 기능한다"면서 "우리 자신조차 미처 모르고 있던 우리의 얼굴을 발굴해낸 이 작가의 예리한 안목에 갈채를 보낸다"고 했다.

심사위원으로는 위원장인 소설가 윤후명과 소설가 성석제·강영숙, 문학평론가 정홍수·신수정이 참여했다.

최영은 부산에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하고 번역가로 활동하며 틈틈이 글을 써왔다.

창작문학에서는 완전한 신인 작가인 그는 지난 2017년부터 소설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시상식은 10월 중 열리고 당선작을 단행본으로도 출간한다.

수림문학상은 소설 문학을 이끌 차세대 작가를 발굴하고자 2013년 국가기간통신사 연합뉴스와 수림문화재단이 공동 제정했다.

신인과 등단한 지 10년이 되지 않은 기성작가의 미발표 장편소설만 대상으로 한다.

역대 수상작은 제1회 최홍훈 '훌리건K', 2회 장강명 '열광금지 에바로드', 4회 김혜나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5회 이진 '기타 부기 셔플', 6회 김의경의 '콜센터'이다.

2015년(3회)에는 당선작을 내지 못했다.

올해 수림문학상에 최영 '로메리고 주식회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