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을 보는 조금 다른 시각…영화 '동물, 원'
지난해 대전의 한 동물원에서 퓨마가 탈출해 끝내 사살된 일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서 동물원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졌다.

이들은 동물도 자유로워질 수 있는 권리가 있으며, 동물원이 아니라 자연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편의 목소리도 있다.

동물원 밖의 야생은 이미 인간에 의해 파괴돼 있으며 동물 종 보존을 위해서는 동물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오는 9월 5일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동물, 원'은 이 두 가지 시각 중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려 노력한다.

청주동물원 구석구석을 훑으며 시작하는 이 영화는 수의사, 사육사 등 사람들과 호랑이, 삵, 독수리 등 동물들의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영화는 동물원을 평범한 일상의 공간으로 다룬다.

맑은 날이 있는가 하면 눈이 내리기도 하고, 해가 뜨고 진다.

새끼 물범이 태어나는 동시에 호랑이 박람이가 죽는, 생과 사가 동시에 있는 공간이다.

동물원을 보는 조금 다른 시각…영화 '동물, 원'
관람객이 보는 우리 속 동물 뒤에서 청소, 번식, 사육, 진료, 수술, 방사 등을 맡아 일하는 수많은 사람 역시 동물원을 구성한다.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은 자유롭지 못하다.

야생성을 잃어버리고 사람을 따르거나 정형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다 동물이 죽으면 다른 동물로 그 자리를 채운다.

영화는 우리 속 암컷 독수리를 찾아온 수컷 독수리가 우리 밖을 자유롭게 나는 모습으로 동물원 동물들의 처지를 은유한다.

동물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인간의 오락을 위한 동물원을 최대한 동물들을 위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그 한계는 분명하다.

이들도 그들은 "땅이 넓어야 하는데, 좁은 곳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고 안타까워한다.

영화는 동시에 야생의 삵을 인공수정 시키려는 작업을 통해서 종 보존을 위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동물원이 필요함을 전달한다.

최근 언론시사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출을 맡은 왕민철 감독은 동물원에 대한 중립적인 시선을 유지하려 했음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지금 미디어는 동물들 혹은 동물원을 두 가지 시점으로 다룬다.

첫 번째는 인격화해서, 더빙해서 친근하게 다가가려고 하고 반면 굉장히 비참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을 보여줄 때도 있다"며 "최대한 제가 보는 중립적인 사실을 영화로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동물원을 보는 조금 다른 시각…영화 '동물, 원'
영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나아가 동물원의 새로운 역할, 또는 대안을 제시한다.

청주동물원의 김정호 사육사는 "야생에 나가서도 잘 살 수 있는 동물들은 동물원에 있고, 야생에서는 굶어 죽을 수밖에 없는 동물은 구조센터에 있는데, 이들은 안락사당할 운명이다"며 "차라리 안락사당할 동물을 동물원에 두고,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은 야생에 나가서 자유롭게 날아다니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한다.

그 시도로 동물원의 독수리의 야생성을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사람 손에 큰 독수리는 사람을 경계하지 않아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지만, 노력은 계속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