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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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지 얼마 안 된 A씨는 최근 시어머니가 자신을 질투한다는 묘한 기운에 휩싸였다.

A씨는 결혼 전부터 유독 아들을 아끼는 시어머니를 보며 비슷한 느낌을 몇 차례 받았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여기고 넘어갔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나자 시어머니의 질투와 경쟁의식이 확연히 눈에 띄기 시작했다.

시어머니는 아내인 A씨보다 자신이 아들의 취향을 더 잘 안다는 사실을 인정받고 싶어 했다. A씨가 남편과 함께 먹은 음식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시어머니는 늘 "우리 아들은 싫어하는 요리다"라고 말했다. 이에 남편이 아니라고 반박하면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며 A씨를 흘겨보곤 했다. 음식 외에도 A씨가 알고 있는 남편의 성향을 모두 부정했다.

또 다른 문제는 스킨십이 잦다는 것이었다. A씨는 단순히 손을 잡는 정도가 아닌, 남편의 허벅지를 만지거나 얼굴을 양손으로 부비고, 티 안으로 손을 넣어 등을 긁는 다소 과한 시어머니의 행동에 깜짝 놀라기 일쑤였다. 아들에게 자신과 A씨 중 선택하라면 누굴 고를 거냐는 노골적인 질문을 해 당황스러웠던 적도 있다.

A씨는 시어머니가 아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혼 초 임에도 아침, 저녁으로 전화해서 뭐하냐고 묻는가 하면, 남편의 속옷을 직접 사오기도 했다. 더불어 A씨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도 아들의 팔짱을 먼저 끼고 가버리는 일이 허다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프리랜서인 남편은 낮 시간 대부분을 어머니와 보냈다. 퇴근하고 "오늘 하루 뭐했냐"고 묻는 A씨에게 남편은 늘 어머니와 어딘가를 다녀왔다고 말했다. 알고 보니 시어머니는 택시를 이용하지 않고 늘 아들을 불러 이곳저곳 볼 일을 보러 다녔다.

A씨는 시어머니와 갈등을 빚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남편을 두고 계속 자신과 경쟁하려는 시어머니를 대체 어떻게 대해야 할지 답답하기만 한 상황이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럴 땐 서로 터놓고 확실하게 이야기해줘야 할 듯", "보란듯이 더 스킨십 자주하고 다정한 척을 해라", "남편은 왜 저 상황에서 가만히 있는 거지", "결혼 전에 눈치를 챘어야 했다", "정말 비정상인 듯", "왜 결혼한 아들에게 의지하려는 건지 알 수 없다", "이게 과연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일까", "지금 나랑 비슷한 상황인데 정말 이해불가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30~50대 기혼 여성 104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며느리들이 시어머니에게 가장 고마울 때는 '친딸처럼 대해줄 때'(25%), '따뜻한 말을 건넬 때'(18%) 순이었다.

반면 가장 서운할 때로는 '남편 편애'(54%)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딸과 며느리 차별'(18%), '동서간 차별'(16%) 순이었다. 고부 간 갈등 시 요구되는 남편의 역할로는 '적당히 내 편을 들어야 한다'(43%), '합리적인 중재'(33%), '엄정중립'(14%) 등이 언급됐다.

긴 고민을 이어가던 A씨는 결국 남편과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자 남편은 어머니의 과도한 스킨십과 관련해 다음부터는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약속했다. 여전히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해결책을 모색해야하지만 그럼에도 A씨는 남편이 자신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해줬음에 안도감이 들었다.
와글와글|남편을 두고 나와 경쟁하려는 시어머니

최강현 부부행복연구원장은 "시어머니와 아들의 지나친 밀착 관계로 인해서 며느리의 소외감이 느껴진다"면서 "시어머니가 진정 아들 내외의 행복한 모습을 바란다면 며느리가 느끼는 소외감을 줄이는 노력을 권고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이어 "아들이 장성하여 결혼을 통해서 원가족과 분리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진통이다"라며 "시어머니의 지나친 스킨십과 관여의 자제가 우선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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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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