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tvN 드라마 ‘호텔 델루나’.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tvN 드라마 ‘호텔 델루나’.
‘미스터 션샤인’ ‘아스달 연대기’ ‘호텔 델루나’ 등을 만든 국내 최대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이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스튜디오드래곤은 7일 한국 제작사 최초로 내년 미국 지사를 설립하고, 미국 제작사 인수를 추진하는 등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세계 콘텐츠 중심지인 미국에서 현지 제작사와 합작으로 미국 드라마를 제작해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이를 위해 지난 6월 글로벌사업팀을 만들었다. 워너브러더스가 인수한 동영상 플랫폼 ‘드라마피버’ 코리아 대표를 지낸 박현 상무와 방송국 PD 출신 정유진 프로듀서를 영입했다. 미국에도 현재 글로벌 사업팀 소속으로 두 명이 상주하고 있다. 박 상무는 “지난 6월부터 미국 스튜디오를 찾아다니며 인수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는 한국 드라마 포맷을 팔아 현지에서 리메이크하는 것이 전부였다면, 미국 지사를 설립하고 현지 제작사를 인수해 같이 드라마를 만들 것”이라며 “지식재산권(IP) 개발부터 공동 투자, 제작까지 전 과정을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해외 매출 비중은 30% 정도다. 2021년까지 5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박 상무는 “최근 미국 시장에서는 영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등 아시아 작가·배우가 참여한 작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미국 내 아시아계 창작자와 손잡고 이런 드라마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넷플릭스도 비슷한 이유로 한국 드라마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넷플릭스가 진출한 2016년부터 올해 말까지 스튜디오드래곤이 공급하는 드라마 작품 수는 모두 16편에 달한다. ‘미스터 션샤인’ 등 기존 드라마 방영권을 판매한 작품이 14편, ‘좋아하면 울리는’ 등 넷플릭스의 국내 오리지널 드라마를 제작한 게 2편이다. 박 상무는 “넷플릭스가 국내 오리지널 드라마 제작을 늘리고 있어 더 많은 작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즈니가 올해 말 OTT 플랫폼 ‘디즈니플러스’를 새롭게 출시하면 드라마 제작 수요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박 상무는 “디즈니의 OTT가 정확히 어떤 방식을 취할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기존 자체 콘텐츠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의 콘텐츠를 보유하는 넷플릭스와 같은 방식을 지향한다면 한국 드라마 IP에 상당한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