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형 관광두레사업, 관광산업의 핵심
일본이 지난 20여 년간 장기 불황을 겪을 때 한국 경제는 그래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우리 국민은 일본을 보며 같은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지만 한국도 이제 경기침체기에 들어섰다. 많은 지방자치단체는 저출산과 수도권 인구 유출로 지방소멸 위기를 맞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경상북도도 예외는 아니다.

경상북도는 저성장과 지방소멸 위기의 해결 방안 중 하나로 경북형 관광두레사업을 추진하며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경북만의 강점을 활용해 지역 일자리와 주민 소득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기 위해서다.

두레는 농촌사회 공동체 구성원이 상호 협력해 일을 해결하는 공동노동조직체에서 유래한다. 종전의 두레에 관광산업을 접목한 것이 관광두레사업이다. 경상북도는 세계적인 문화재, 세계문화유산, 자연자원 등 여느 지역보다 우수한 관광자원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관광두레는 지역이 보유한 문화관광자원을 활용, 주민공동체가 음식 숙박 여행 등을 산업화해 자립 경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일자리와 소득을 창출하는 사업이다. 궁극적으로 그 혜택이 주민에게 돌아가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관광두레사업의 목적이다.

관광두레사업은 관광두레 총괄기획자(PD)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주민공동체를 발굴하고 지역자원을 상품화하며 홍보·마케팅을 통한 판촉 활동을 하는 등 사업체 창업에서 경영 자립 단계까지 이끌어줄 전문가다.

경상북도에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을 통해 양성된 6명의 관광두레 PD가 있다. 올해 2명의 PD가 선발돼 교육 중이다. 경상북도는 현재 활동하는 관광두레 PD를 통해 주민 주도의 민간사업체를 관광산업화할 계획이다. 연초부터 경북형 관광두레사업을 계획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시행한 첫 공모사업에 경상북도가 선정돼 2년간 국비 7억원을 지원받아 관광두레사업을 확대 추진하고 있다. 올해에는 국비 및 도비 10억원을 투입해 50여 개 주민사업체를 발굴하고 신규 일자리 250개를 창출해나갈 계획이다.

관광두레사업이 활발한 안동시에서는 6개의 주민공동사업체를 네트워크화해 구성한 관광두레협의회가 있다. 양반의 전통문화를 현대 시각으로 각색한 스토리를 담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서양 음식을 한식과 접목한 한옥카페 운영과 공연 또는 파티도 기획한다. 지역 관광지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업체가 서로 협력해 크고 작은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행사를 유치해 안동을 국제적으로 알리고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기주의가 만연하고 경쟁이 치열한 현대사회에서 관광두레는 지역 주민공동체가 주도하는 만큼 이익을 함께 나누며 이웃이 소통하고 협동하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다음 세대 청소년에게도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일깨워주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새로 창출된 일자리에 고용된 청년이 지역에 남아 대를 이어 주민공동체를 운영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이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수 있다. 경상북도는 앞으로 10년의 장기 계획으로 관광두레사업을 추진해 경북이 관광산업 창업의 메카가 되도록 사업을 활성화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