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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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퍼지고 있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대한 평가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일본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유니클로가 17일 한국 소비자들에게 사과하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유니클로의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 측은 "지난 11일 임원의 발언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면서 "당시 발언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뿐이며 그런 노력을 묵묵히 계속해 나가겠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문제의 발언은 일본 도쿄에서 열린 패스트리테일링의 결산 설명회에서 불거졌다. 오카자키 타케시 패스트리테일링 최고 재무책임자(CFO)는 한국 내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 여파를 묻는 애널리스트의 질문에 "이미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도 "불매운동 여파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해당 발언이 국내 온라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졌고 본격적인 유니클로 매출 하락의 도화선이 됐다. 유니클로 명동점은 물론 국내 곳곳에 위치한 유니클로 매장에 발길이 뚝 끊겼다. 네티즌들은 손님없이 텅텅 빈 유니클로 매장의 인증샷을 올리며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독려하기도 했다. 일부 소비자는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유니클로가 공식 사과를 한 배경에는 불매 운동이 실제로 매출에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매장에 따라 많게는 매출이 반토막 난 것으로 알려졌다.

패스트리테일링코리아 관계자는 "실적 전망에 대한 문의 과정에서 나온 답변인데 취지와 다르게 발언이 잘못 전달됐다"며 "오해를 사 최근 여론이 악화돼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이하 한상총련)는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5일 선언한 일본 제품의 판매 중단 이후 동네마트는 물론 편의점, 슈퍼마켓, 전통시장 등 소매점으로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상총련에 따르면 일부 자영업 점포에서 자발적으로 시작한 판매중단 운동은 지난 주를 거치면서 동네마트 3000곳 이상이 동참했고, 2만곳 이상의 슈퍼마켓이 가입된 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도 판매중단을 선언한 후 회원 참여가 빠르게 늘고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