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옥션, 17일 184점 경매

김환기 '항아리와…' 11억~17억원
박서보 '묘법' 9억~15억에 출품
박수근 '시장'은 3억5천만~6억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도 눈길
세계적인 미술품 경매회사 크리스티가 지난달 25, 26일 영국 런던에서 시행한 현대미술 경매 낙찰률이 97%까지 치솟은 가운데 국내에도 여름을 맞아 경매 ‘큰 장’이 선다.
14일 K옥션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이 김환기의 1958년 작 ‘항아리와 날으는 새’를 감상하고 있다.

14일 K옥션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이 김환기의 1958년 작 ‘항아리와 날으는 새’를 감상하고 있다.

국내 미술품 경매회사 K옥션이 오는 17일 여는 여름 경매에 김환기, 박수근, 천경자, 이우환, 박서보, 영국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 등 국내외 인기 작가의 작품을 비롯해 희귀한 고미술품 등 총 184점(추정가 110억원)을 출품한다. 올 상반기 경매시장에 826억원의 자금이 몰려든 만큼 기업이나 거액 자산가 등 ‘큰손’ 컬렉터들이 매수세에 적극 합류할지 주목된다. 출품작 가격은 시중보다 20~30% 낮췄다. 그림이 필요한 기업은 물론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주부, 직장인, 학생 등이 현장 방문, 서면, 전화를 통해 경매에 참여할 수 있다.

K옥션은 이날 경매의 ‘얼굴 상품’으로 김환기의 ‘항아리와 날으는 새’를 내놓는다. 최근 미술시장에서 조선백자 달항아리를 소재로 활용한 그림이나 사진, 도예작품이 주목받고 있어서다. 김환기가 1958년 완성한 이 그림은 해방 이후 한국적인 전통미를 되살려야 한다는 작가의 자각이 그대로 드러난 대표작이다. 푸른색을 화면에 가득 채운 뒤 청아한 달항아리 위를 힘차게 날갯짓하는 새의 모습을 차지게 잡아냈다. 순백의 영롱함을 빛내는 백자에 매화가지를 수놓아 화면의 균형을 맞췄다. 추정가는 11억~17억원이다.

이우환, 박서보, 윤형근 등 한국 추상화 작가는 물론 박수근, 천경자, 장욱진, 김종학, 김창열 등 구상화 대가들의 작품도 경매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우환의 1986년 작 ‘바람으로부터’는 추정가 4억8000만~6억원에 나오고, 박서보의 1978년 작 100호 크기 ‘묘법’(9억8000만~15억원), 박수근의 ‘시장’(3억5000만~6억원), 천경자의 ‘꽃과 여인’(3억3000만~6억원), 장욱진의 ‘아이와 집’(6000만~1억원) 등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새 주인을 찾는다.

고지도를 비롯해 고서화, 도자기 등 희귀한 고미술품도 경매 대열에 합류했다. 고산자 김정호의 목판 지도인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는 추정가 5억5000만~7억원에 출품됐다. 신유본(1861년 제작된 초간본) 이후 수정 작업을 거쳐 1864년에 발행된 ‘갑자본’이다. 손이천 K옥션 홍보팀장은 “현전하는 대동여지도 30여 점 중 갑자본은 여섯 점 정도이며, 출품작은 22권 첩을 병풍처럼 펴고 접을 수 있게 돼 있다”며 “오자, 위치 등을 수정한 흔적이 많아 사료적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당나라 무장 곽자의(郭子儀·697~781)가 가족과 연회를 즐기는 모습이 담긴 대형 궁중화 ‘곽분양행락도(郭汾陽行樂圖)’, 조선시대 ‘백자투각장생문필통’ 등 진귀한 작품도 여러 점 나와 있다. 또 조선 후기 서화가로 조선 서예사의 이론적 체계를 구축한 원교 이광사의 특별 섹션을 마련해 시고, 동필, 원교서첩을 경매할 예정이다.

해외 작품으로는 독일 작가 게르하르트 리히터, 영국 데미안 허스트, 미국 데이비드 호크니, 일본 요시토모 나라와 구사마 야요이 등 쟁쟁한 해외 인기 작가들의 작품도 두루 나온다.

도현순 K옥션 대표는 “국제 미술시장이 점차 회복세를 타고 있어 국내시장도 조만간 조정기를 벗어날 것”이라며 “이번 경매에 국내외 근현대 화가, 단색화, 고미술품을 고루 내놓는다”고 말했다. 출품작은 오는 17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 전시장에 전시하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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