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선 '4월 사돈집에 갖고 간다'는 속담처럼 귀한 대접받는 해삼
수온 25도 이상이면 여름잠 '쿨쿨', 먹는 먹이에 따라 색깔 달라져
[알쏭달쏭 바다세상](20) "다른 나라 사람들은 저더러 바다 오이, 바다 쥐라고"

제주도 속담에 "4월에 잡은 미는 사돈집에 갖고 간다"는 말이 있다.

여기는 '미'는 제주에서 해삼(海蔘)을 부르는 이름이다.

음력 4월이 되면 해삼이 깊은 바닷속에 숨어 여름잠을 자기 때문에 해삼을 잡기가 몹시 힘들어 사돈댁에 들고 갈 만한 귀한 물건이라는 의미다.

해삼을 먹는 나라는 지중해 연안 몇 나라와 동남아, 중국, 일본, 우리나라 등으로 별로 많지 않다.

잠수복을 입은 해녀가 수심 10m 이내 연안 어장에서 채취한다.

가을부터 맛이 좋아져 동지 전후에 가장 맛이 좋다.

해삼은 불가사리나 성게와 같은 극피동물로, 몸통 둘레는 6∼8㎝, 길이는 20∼30㎝로 길쭉해서 영문명이 '바다 오이'(sea cucumber)다.

크기가 큰 것은 100㎝에 달하기도 한다.

몸은 앞뒤로 긴 원통 모양이고, 등에 혹 모양 돌기가 여러 개 나 있다.

몸 앞쪽 끝에는 입이 열려 있고 그 둘레에 촉수가 여럿 달려 있으며, 뒤쪽 끝에는 항문이 있다.

대부분 해삼은 아랫면에 가는 관으로 된 관족이 많이 나 있는데, 이 관족으로 바다 밑을 기어 다닌다.

관족이 없는 종은 바닷속을 떠다니거나 모래 진흙에 묻혀 산다.

낮에 바위틈에 숨어 있다가 밤에 돌아다니는 습성이 쥐와 닮아 바다의 쥐라는 의미로 일본에서는 '해서'(海鼠)라고 부른다.

해삼은 대부분 암수 구별이 있으나, 겉모습으로는 구별하기 힘들다.

[알쏭달쏭 바다세상](20) "다른 나라 사람들은 저더러 바다 오이, 바다 쥐라고"

수온 17도 이하에서 식욕이 왕성하고 운동이 활발하며, 17도 이상이 되면 먹는 것을 중지하고, 25도 이상이 되면 여름잠을 잔다.

겨울에서 봄까지 우리나라 얕은 바다라면 어디에서든 볼 수 있지만, 바다 수온이 올라가는 한여름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제철이 겨울에서 초봄까지인 것은 해삼이 이처럼 주로 추울 때만 움직이기 때문이다.

해삼은 먹이를 먹을 때 촉수로 바다 밑에 깔린 모래 진흙을 입에 넣어 모래 진흙 속에 들어 있는 작은 생물을 잡아먹고 모래와 배설물은 밖으로 내보낸다.

먹이를 먹는 방법은 무리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뉜다.

촉수를 둥글게 쭉 펴서 위에서 떨어지는 것들을 모아 먹거나 바닥을 기어 다니면서 바닥의 모래나 진흙에서 유기물을 걸러 먹기도 한다.

해조류를 뜯어 먹는 무리도 있다.

지렁이가 땅속을 돌아다니며 유기물을 먹고 나서 다시 똥을 싸서 땅을 기름지게 하는 것처럼 해삼은 개흙을 먹어 유기물 범벅인 바닥을 정화한다.

해삼 표면색은 좋아하는 먹이와 서식처 등에 따라 결정된다.

홍조류를 주로 먹으면 홍삼, 바닥 흙의 유기물을 먹으면 흑해삼과 청해삼이다.

[알쏭달쏭 바다세상](20) "다른 나라 사람들은 저더러 바다 오이, 바다 쥐라고"

제주와 울릉도·독도 주변에서는 홍해삼, 한반도 주변 바다에서는 뻘해삼이 잡힌다.

홍해삼이 가장 맛이 뛰어나 '해삼의 제왕'으로 통하며 값도 가장 비싸다.

해삼은 영양 성분상 수분이 90% 이상이고 주성분인 단백질은 4% 미만인데 지질, 당질, 칼로리가 극히 적고, 무기질이 많다.

무기질 중에서도 칼슘, 나트륨, 칼륨이 많아 동물성 식품 중에서는 보기 드문 알칼리성이다.

뼈 건강을 돕는 칼슘 함량은 100g당 119㎎(마른 것 1천384㎎)으로 같은 무게 우유와 비슷하다.

빈혈 예방을 돕는 철분도 풍부하다.

특히 칼슘과 인 비율이 이상적이어서 치아와 골격 형성, 혈액 응고 작용에 효과가 있다.

요오드와 알긴산 등도 다량 함유돼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혈액을 정화하며, 연골에 함유된 콘드로이틴은 피부노화방지 및 숙취 해소에 효과가 있다.

해삼을 고를 때는 가시가 고르게 많이 돋아 있고 울퉁불퉁한 것이 좋다.

썰었을 때 딱딱한 것이 신선한 것이다.

늘어지거나 물이 생기거나 냄새가 나면 상한 것일 가능성이 높고, 표면이 밋밋한 것은 품질이 떨어지는 '멍텅구리' 해삼이다.

[알쏭달쏭 바다세상](20) "다른 나라 사람들은 저더러 바다 오이, 바다 쥐라고"

해삼은 내장을 빼내고 연한 소금물에 흔들어 씻은 다음 적당한 굵기로 썰어 요리에 사용한다.

건해삼은 물에 담가 하룻밤 정도 불려서 솔로 문질러 씻은 다음 길게 반으로 갈라 내장을 제거하고 다시 한번 깨끗이 씻어 끓는 물에 삶아 요리에 사용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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