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프리카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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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유승준(43·스티브 승준 유)에 대한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이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에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 이틀 만에 13만6000여 명이 동의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유승준이 한국에 입국할 경우 다시 활동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유승준이 경제 활동이 가능한 재외동포(F-4) 자격 비자를 신청한 만큼, 입국이 허용된다면 본인 의사에 따라 활동 재개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예계는 "음반 발매 등 활동을 제재할 방법은 없다"면서도 "문제는 여전히 배신감과 박탈감이 큰 국민 정서"라고 입을 모았다.

유승준은 입국 금지 상태에서도 2007년과 올해 국내에서 총 2장의 음반을 냈다. 그때마다 부정적인 여론을 감당하지 못한 대형 유통사들은 음반 유통을 포기했다. 결국 그는 소규모 유통사나, 자신이 만든 YSJ미디어그룹을 통해 음반을 출시했다.

24년 경력의 한 매니저는 "2006~2008년에도 유승준의 국내 일을 보는 기획사가 있었다"면서 "또 지난 1월 음반을 냈을 때도 음악 관계자가 유통사를 타진했다. 관심 있는 기획사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공연계도 "콘서트는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관측했다. 유승준은 입국 금지 직전인 2011년 말에도 전국 순회공연을 열었다.

실제 대법원판결 직후 디시인사이드 유승준 갤러리는 지지성명문을 내 "향후 유승준의 활동에 아낌없는 지지를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가수로서 유승준의 시장성에 대해선 부정적인 평가가 대다수였다. 화제성으로 인한 '반짝 특수'를 누리더라도, 아이돌 시장으로 재편된 가요계 흐름에서 과거 팬 대상 활동에 국한될 것이란 견해다.

음반유통사 관계자도 "지금의 아이돌 시장 트렌드에서 남성 댄스 솔로 가수의 시장성은 회의적"이라며 "게다가 2000년대 데뷔한 솔로 가수들도 고전하는 상황이라 국민감정을 차치하더라도 가수로서 지분을 얻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가요계 진입보다 국민 정서에 민감한 방송 문턱은 훨씬 높다. 방송계는 국민적인 기만을 한 유승준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할 방송사가 드물 것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이 지상파 출연이 어려울 때면, 케이블과 종편에서 방송 재개를 시도한 경우가 많았으나 유승준은 국민의 정서적인 배신감이 커 그 또한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상파의 경우 방송 출연 심의 위원회가 내부에 있다. 제작진이 리스크를 감수하고라도 특정인을 출연시키고 싶어할 경우 위원회가 가동된다.

한 지상파 관계자는 "유승준 출연이 원천봉쇄 됐다고 할 순 없다"면서도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할 때 출연 가능 여부를 속단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다만, 시청률 경쟁이 치열한 방송 환경에서 화제성 높은 인물에 섭외가 쏠린다는 점에서 "결국엔 어느 프로그램이라도 출연시킬 가능성은 있다"고 추측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법치주의 국가이니 입국이 허용돼 복귀하는 개인의 시도를 막을 수 없다"며 "법 문제보다 대중이 받아들이느냐 하는 부분이 남았다. 어느 방송이든 출연시킬 가능성이 높은데 대중도 안 받아들일 자유가 있다. 요즘은 국민청원 등 그런 시도를 막을 여러 방법이 있는데 이런 목소리를 내는 것 또한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자 간 자유로운 선택을 존중할 필요가 있지만, 감정적으로 불편한 지점이 많다"며 "군대에 다녀온 사람, 자녀를 군대 보낸 부모 입장에선 박탈감을 느끼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