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남들이 모여 꾸린 '간헐적 가족'
핵가족마저 지탱하기가 어려워진 시대, 이웃도 사라지고 마을도 소멸했다.

그러나 가족이 주었던 유대감과 안정감은 여전히 귀중한 자원이다.

도봉구 안골마을 속 자리한 '공동체, 은혜'는 가끔만이라도 가족이 돼줄 사람을 찾아 나선 사람들이 만든 조직이다.

혈연은 아니지만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주 1회 작은 만남을 가져오던 노력이 함께 사는 공동체로 진화해 집까지 지었다.

이들은 평소에는 각자 생활에 집중하지만 가끔은 서로의 부모, 형제자매, 친척 노릇을 해주며 '간헐적 가족'처럼 지낸다.

'워킹맘'들은 이곳이 천국이라 말한다.

엄마들이 평일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싱글 여성들이 '간헐적 이모'가 돼 독특한 돌봄 시스템을 확립했다.

싱글 여성 중에는 변호사도, 크리에이터도, 고등학교 교사도 있다.

이들은 한 번씩 아이들과 함께할 때마다 '풍요로운 삶'을 느낀다고 했다.

서로 다른 50명이 함께 모여 집 짓고 산 지 3년째. 처음엔 그저 1주일에 한 번씩 가끔 만나는 관계에서 집까지 지어 함께 사는 사이가 됐다.

그 사이 누구는 결혼한 부부가, 누구는 아이의 부모가, 누구는 이모·삼촌이 되며 새롭게 관계가 형성되고 발전해왔다.

처음부터 지금의 모든 상황을 예상하고 설정한 것이 아니었기에 앞으로의 미래 역시 예측할 수 없는 실험적 공동체 생활이다.

때때로 진짜 가족보다 더 가깝게 느껴지기도 하는 이 '간헐적 가족'은 여전히 실험 중이다.

SBS TV 'SBS스페셜'이 서로 다른 남들이 모여 꾸린 대가족 '공동체, 은혜'를 '간헐적 가족'의 관점으로 조명한다.

14일 밤 11시 5분 방송.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