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는 평생 지속가능해야…뭘 먹는가보다 언제 먹느냐가 중요"
라이언 스미스와 킴 스미스 부부는 평생 다이어트를 하며 음식과 힘겨운 투쟁을 벌여왔다. 두 사람의 몸무게는 한때 도합 227㎏에 달했다. 갖가지 다이어트법으로 살을 뺐지만 요요현상으로 실패를 거듭했다. 이들은 어느 순간 합산 98㎏을 감량했다. 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 상태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진 스티븐스가 주장한 ‘간헐적 단식’을 생활 속에서 잘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헐적 단식이란 1주일에 이틀은 24시간 단식을 하고 3~5번 아침을 걸러 일상에서 공복감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다이어트는 평생 지속가능해야…뭘 먹는가보다 언제 먹느냐가 중요"
스미스 부부가 함께 쓴 《간헐적 단식을 통해 얻은 믿기지 않는 자유》는 간헐적 단식을 위한 교육용 매뉴얼이라기보다는 두 사람이 어떻게 음식으로부터 자유를 찾았는지를 기록한 ‘회고록’에 가깝다. 단순히 간헐적 단식을 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책은 그들이 어린 시절 어떻게 음식에 얽매이게 됐는지부터 시작한다. 이후 서로 만나기 전 어떻게 살아왔고 결혼 생활은 어땠는지 찬찬히 돌아본다.

재미있는 건 그들의 삶 속에 항상 ‘음식’이 끼어들어 있었다는 점이다. 두 사람은 습관적으로 모든 문제를 음식으로 풀었고 어느새 ‘음식과의 전쟁’이 삶의 한 부분이 됐다. 이들은 다이어트를 수없이 시도하지만 실패담으로 끝나는 악순환을 거듭한다. 우연치 않게 ‘간헐적 단식’이란 방법을 만난 두 사람은 이 단식법에 대한 ‘의심’을 ‘신뢰’로 바꿔간다.

두 사람은 ‘살을 빼기 위해선 탄수화물을 줄여 야 한다’ ‘고지방·고단백질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감에서 벗어난다. 먹는 것으로 감정을 해결하는 기존 방식을 그대로 유지한 채 평생 지속가능한 간헐적 단식을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겠다고 결심한다. 극단적 다이어트법으로 두 번이나 55㎏을 감량했지만 요요현상으로 고생한 라이언은 “다이어트란 편하게 지속가능한 것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간헐적 단식을 만난 이후부터 음식을 기준으로 하루를 계획하고 감정을 조절했던 습관을 버리면서 공복감과 감정적인 식탐을 구분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킴은 ‘먹고 싶은 것을 먹지 않는’ 방식 대신 ‘먹고 싶은 것을 미룬다’는 새로운 발상에 매료된다. 간헐적 단식이 좋아하는 음식을 보통 사람들처럼 먹으며 다이어트를 지속하게 해줬다는 것이다.

책은 ‘무엇을 먹느냐’보다는 ‘언제 먹느냐’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계획에서 조금이라도 차질이 생기면 ‘실패’로 간주해 계획 전체를 포기해 버리는 일반적 다이어트와 달리 간헐적 단식은 언제든 다시 천천히 시작할 수 있는 영구적 자유로움을 준 방법이라고 두 사람은 말한다. 무엇보다 먹는 것을 혹독하게 절제하거나 먹지 못해 불행해질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