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성리학 교육시설인 서원(書院) 아홉 곳을 묶은 ‘한국의 서원(Seowon, Korean Neo-Confucian Academies)’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조선 성리학 산실 '한국의 서원' 세계유산 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지난 6일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제43차 회의를 열고 ‘한국의 서원’을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세계유산은 14건으로 늘어났고, 북한의 세계유산까지 합치면 17건을 보유하게 됐다.

서원은 공립학교인 향교(鄕校)와 달리 각 지역의 지식인들이 설립한 사립학교다. 성리학을 가르치고 지역을 대표하는 성리학자를 사표(師表)로 삼아 배향(配享)했으며, 성리학에 기반한 향촌 교화 활동을 주도했다. 그러나 서원이 학연을 기반으로 한 붕당정치의 온상이 되고, 국왕으로부터 편액과 함께 서적·토지·노비 등을 하사받는 사액(賜額)이 남발하는 등 폐단이 커지자 1871년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47개만 남기고 수백 개의 서원이 훼철(毁撤)됐다.

이번에 등재된 서원은 1543년 설립된 조선 최초의 서원인 경북 영주의 소수서원을 비롯해 경남 함양 남계서원, 경북 경주 옥산서원,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전남 장성 필암서원, 대구 달성 도동서원, 전북 정읍 무성서원, 충남 논산 돈암서원 등으로 구성된 연속유산이다. 16세기 중반 서원의 도입부터 시작해 정착·확산하는 과정과 서원 건축의 정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연속유산으로 구성됐다.

16~17세기에 건립된 이들 서원은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도 훼철되지 않았고, 2009년 이전에 모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돼 원형을 비교적 잘 보존한 것으로 평가됐다. WHC는 ‘한국의 서원’에 대해 “오늘날까지 교육과 사회적 관습 형태로 지속하는 한국 성리학과 관련한 문화적 전통의 증거이자, 성리학 개념이 여건에 따라 변화하는 역사적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세계유산의 필수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인정된다”고 평가했다.

서화동 문화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