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희망의 세계로 가는 작은 배
방 한가운데 작은 배가 놓여 있고, 그 옆에서 젊은 여성들이 벽에 색칠을 하고 있다. 배의 표면과 방 안은 희고 푸른 색의 글씨와 그림들로 가득 차 있다. 이 희한한 방은 그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다. 미국 뉴욕의 금융중심지역인 로어맨해튼에서 매년 열리는 ‘리버 투 리버 페스티벌’에 참가한 설치미술가 오노 요코의 ‘애드 컬러(Add Color)’라는 작품으로, 작은 배는 보다 나은 삶의 터전으로 향하는 난민들의 보트를 상징한다.

참가자들은 요즘 국제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난민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나 그림을 덧칠해 넣을 수 있다. 작가가 기본적인 콘셉트와 방향을 설정하고 관람객들이 참여해 완성하도록 기획한 것이다. 예술가와 대중이 함께 만드는 ‘열린 예술작품’이다.

‘리버 투 리버 페스티벌’은 9·11테러 이후 침체된 로어맨해튼의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2002년 시작됐다. 이 행사는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가는 뉴요커들이 예술작품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고, 마음의 휴식을 얻어가는 축제로 자리잡았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