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 송혜교/ 사진 = 한경DB
송중기 송혜교/ 사진 = 한경DB
배우 송중기(34)가 송혜교(38)를 상대로 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한 사실이 알려진지 일주일가까이 지났지만 여전의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신성일 엄앵란, 장동건 고소영의 뒤를 이은 톱스타 커플이면서 드라마와 같은 결혼식을 올린지 불과 20개월이 지났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송중기 측 법률대리인인인 법무법인 광장에서 "송혜교 씨와의 이혼을 위한 조정절차를 진행하게 되었다. 두 사람 모두 잘잘못을 따져가며 서로를 비난하기보다는 원만하게 이혼절차를 마무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송중기의 입장을 대리발표하면서 연예계는 발칵 뒤집혔다.

이어 송혜교 측 또한 "배우 송혜교 씨는 남편과 신중한 고민 끝에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 사유는 성격 차이로, 양측이 둘의 다름을 극복하지 못해 부득이하게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공식입장을 냈다

하지만 송중기 측의 이혼발표가 갑작스러웠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 송혜교 측이 소속사를 통해 공식입장을 내고 곧이어 법무법인을 통해 또 다시 중복된 공식입장을 내는 등 우왕좌왕하는 기색이 여실했다는 점이다.

송중기와 송혜교가 결혼 발표를 할 당시 서로 입장문과 시점을 통일했던 것과는 상반되는 상황이다.

'송혜교가 드라마 남자친구를 통해 타 배우와 다른 관계로 발전했다'는 숱한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 제기되면서 상대 배우였던 박보검 측에서 "사실무근이다. 강경대응하겠다"고 공식입장을 내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뿐만 아니라 '송중기가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로 고생했다', '송혜교가 마음고생을 해 5kg이나 빠졌다' 등 여러 의혹이 들불처럼 번졌다.

이런 가운데 일부 언론에서는 "송중기가 자신의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광장에 이혼 조정 신청에 대해 가능한 많은 언론에 공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법무법인 광장에 확인해본 결과 "언론에 공개하는 것은 합의가 된 사항이었지만 '가능한 많은 언론에 알려달라'는 주문은 한 적이 없다"는 공식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법무법인 관계자는 "우리 측에서 그와 같은 멘트를 한 적이 없다. 와전된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처럼 법무법인을 통해, 그것도 이혼조정 신청을 한 바로 다음날 언론에 직접 공개한 일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통상적으로 연예인을 비롯한 유명인사들은 자신의 이혼 사실이 보도돼 알려지기 전에는 최대한 숨기고 대부분의 일정이 끝나고 잠잠해 진 후 알려온 것이 관례였다.

서울가정법원은 송중기 송혜교 이혼 사건을 심리할 재판부를 가사 12단독부(장진영 부장판사)에 배당했다. 가사12단독 재판부는 조정사건을 전담한다.

이혼 조정은 정식 재판없이 부부가 법원의 조정을 거쳐 이혼하는 절차다. 협의이혼의 경우 법원이 당사자의 이혼의사를 직접 확인해야 하므로 최소 2번은 법원에 반드시 출석해야 하지만, 조정신청의 경우 직접 출석하지 않고도 대리인을 통해 이혼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양측이 조정에 합의할 경우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지니지만, 조정에 실패한다면 정식 이혼 소송 절차를 밟아야 한다.

과거 최태원 SK회장 또한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정식 재판에 돌입하기 전 이혼조정을 신청한 바 있다.

송중기 측의 입장문에는 "저는 송혜교 씨와의 이혼을 위한 조정절차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잘잘못을 따져가며 서로를 비난하기보다는 원만하게 이혼절차를 마무리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라고 적혀있다.

'잘잘못을 따져가며 서로를 비난하기 보다는'이라는 표현은 통상적으로 잘못을 저지른 쪽보다는 이를 받아주는 쪽에서 쓰이곤 한다.

일각에서는 이 표현을 두고 송중기 측이 아닌 송혜교 측에 유책사유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론이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송중기 측은 이어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리고, 앞으로 저는 지금의 상처에서 벗어나 연기자로서 작품 활동에 최선을 다하여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라는 표현에서는 사생활 관련해 할 말이 있지만 지금으로서 밝히기 어렵다는 뉘앙스가 풍긴다. 아울러 '상처에서 벗어나' 또한 자신이 상처받았음을 에둘러 표현한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송혜교 소속사 측의 입장문에는 송중기 측 입장문에 담겨 있지 않은 이혼 사유가 담겨 있다. 그것은 바로 '성격차이'.

송혜교 측은 "현재 당사 배우 송혜교 씨는 남편과 신중한 고민 끝에 이혼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사유는 성격 차이로, 양측이 둘의 다름을 극복하지 못해 부득이하게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습니다"라고 서로의 의견대립이 극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음을 담고 있다.

이어 "그 외의 구체적 내용은 양측 배우의 사생활이기에 확인해드릴 수 없는 점 정중히 양해를 구합니다. 또, 서로를 위해 자극적인 보도와 추측성 댓글 등을 자제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는 표현에서 이미 송중기 측의 입장문 발표 이후 댓글이나 게시판 등에 자신을 향한 악플 기류가 형성되고 있음을 의식했다.

실제 이날 하루종일 인터넷과 SNS를 달군 지라시에는 송혜교가 전작인 드라마 남자친구에서 호흡을 맞춘 박보검과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 이혼에 이르게 된 것 아니냐는 근거 없는 추측이 난무했다.

두 사람의 이혼 과정에서 가정법원은 재산분할, 위자료 등을 당사자 부부나 법정 대리인을 통해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두 사람의 혼인기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재산 분할 과정에서는 결혼생활 중 공동 수입에 대한 분할과 이혼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인철 이혼전문 변호사는 "누구에게 책임이 있다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 양측이 서로 원만하게 조정을 원하는 것으로 보이고 누구 책임인지 결론내지 않고 쌍방 이혼 원해서 책임규명 없이 사건이 종료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송중기 송혜교 이혼 관련해 사실관계확인이 되지 않는 추측성 글들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내용을 주위 지인 1인에게만 알려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