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독립운동가, 만해 한용운
3·1운동 민족 대표 33인 중 한 사람인 만해 한용운은 한국을 대표하는 독립운동가이자 민족 시인이다. 만해는 1879년 8월 29일 충남 홍성에서 태어났다. 1905년 설악산 백담사에서 정식으로 출가했다. 그는 《조선불교유신론》(1913)을 통해 한국 불교의 폐해를 지적하고 불교계의 개혁을 주창했다. 1918년에는 불교잡지 ‘유심(惟心)’을 발간했다.

만해는 종교계를 중심으로 추진된 3·1운동 계획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그는 1919년 3월 1일 서울 종로 태화관에 모인 33인의 민족 대표들과 독립선언식을 한 뒤 일본 경찰에 체포돼 3년간 옥고를 치렀다. 옥중에서 ‘조선독립의 서’를 집필해 조선 독립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1926년 시집 《님의 침묵》을 발표하는 등 문학을 통해 일제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였다. 1920년대에는 물산장려운동을 지원하고 항일민족단체 신간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만해는 1933년부터 입적할 때까지 서울 성북동 심우장(尋牛莊)에서 여생을 보냈다. 깨우침을 찾아 수행하는 과정을 잃어버린 소를 찾는 일에 비유한 불교 설화를 따서 이름을 지었다. 심우장은 만해가 조선총독부를 쳐다볼 수 없다는 이유로 북향 집을 지은 일화로 유명한 곳이다. 그는 1944년 6월 29일 민족 독립을 눈앞에 두고 심우장에서 입적했다. 정부는 만해의 공훈을 기려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