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부 우수상을 받은 장태원 감독의 ‘내 인생 최고의 도전 만기적금’.
일반부 우수상을 받은 장태원 감독의 ‘내 인생 최고의 도전 만기적금’.
‘제5회 신한 29초영화제’ 출품작 중에는 이번 영화제의 두 가지 주제인 ‘돈’과 ‘도전’을 하나로 연결지어 새롭게 해석한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주로 돈을 모으는 건 힘들지만 뜻깊은 도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일반부 우수상을 차지한 장태원 감독은 ‘내 인생 최고의 도전 만기적금’을 선보였다. 바다를 배경으로 열심히 춤을 추는 한 여성. 그는 “생애 최고의 도전을 해본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바로 오늘 내 인생 최고의 도전을 성공으로 보답받는다”고 말한다. 그러자 갑자기 화면이 바뀐다. 은행 직원이 “만기적금 고객님”이라고 하자 그 여성이 “저요”라고 당당히 손을 들고 앞으로 나간다. 꼬박꼬박 적금을 넣는 건 힘들다. 그러나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누린 만기의 기쁨은 달콤하기만 하다.

도전이 꼭 거창해야 하는 건 아니다. 일반부 특별상을 받은 지효준 감독은 ‘내 인생 최고의 도전은 작심삼일이다’로 작지만 소중한 도전을 그렸다. 한 남성은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운동과 공부에 매일 매달린다. 그의 친구는 다르다. 딱 사흘씩 매달리고는 그 도전이 끝나면 나간다. 심지어 친구는 적금도 사흘에 한 번씩 넣는 상품을 넣고 있다. 도서관에서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던 남성은 친구에게 “3일을 못 버티냐”고 타박한다. 그러자 친구는 말한다. “3일을 못 버티는 게 아니라 3일씩 도전하는 거야.”

일반부 특별상을 받은 최종훈 감독의 ‘내 인생 최고의 도전은 원이다’도 돈과 도전의 의미를 재치 있게 연결했다. 어렸을 땐 시험지 문제에 빨간 펜으로 동그랗게 ‘원’을 그리는 게 목표였다. 대학생 땐 모난 곳 없이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는 것, 지금은 통장 속의 ‘원’을 늘리는 것이 목표다. 그렇게 우리는 어렵지만 계속해서 ‘원’을 그리며 나아간다.

이 밖에 정금일 감독이 일반부 특별상을, 안상현 장윤호 황인애 감독이 각각 일반부 장려상을 차지했다. 청소년부 우수상은 신서고 박서영 감독, 특별상은 이우고 문수빈 감독, 장려상은 청원고 김상민 감독에게 돌아갔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