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륙양용車 '아르고' 스릴 만점…캠핑장·방갈로서 힐링…매년 6만명 다녀가
해담마을(서면 구룡령로 2110의 17)로 가는 길은 험난하다. 강원 양양군에서 편도 2차선 도로를 따라 20여 분을 달려 ‘이런 곳에도 사람이 살다니’라는 감탄사가 나올 즈음에 나타난다.

나무가 울창한 산이 마을을 두르고 있다. 첩첩산중에 해를 담고 있다는 뜻의 해담마을 이름 그대로다. 이른 아침엔 물안개가 산허리를 감싸는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 마을 입구 왼쪽에는 맑은 강물이 흐른다. 수심이 깊지 않아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입소문이 났던 해담마을은 최근엔 다양한 레포츠 체험 천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1년에 6만여 명이 방문한다. 제일 인기가 많은 놀거리는 수륙양용차 ‘아르고’다. 험한 돌길과 물 위를 달리는 수륙양용차는 원래 군사용으로 개발됐지만 해담마을에선 레포츠용으로 쓰인다.

수륙양용車 '아르고' 스릴 만점…캠핑장·방갈로서 힐링…매년 6만명 다녀가
작은 탱크처럼 생긴 수륙양용차를 타고 강물을 헤쳐가는 재미와 짜릿함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는 평가가 많다. “운전하시는 분이 어찌나 스릴있게 모는지 괴성을 질러가며 무더위를 잊었다.” 해담마을 홈페이지에 올라온 한 체험 후기다.

계곡에선 카약과 뗏목 타기도 즐길 수 있다. 대나무 장대로 강바닥을 밀면서 천천히 흐르는 뗏목 타기는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고 한다. 이 밖에 활쏘기, 맨손으로 물고기 잡기, 서바이벌 게임, 인절미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해담마을엔 200여 개 텐트가 들어설 수 있는 캠핑장도 있다. 자연 그대로의 땅에 캠핑장을 만들어 약간 불편할 수 있지만 물소리, 풀벌레 소리와 밤하늘의 별이 안겨주는 ‘힐링’을 생각하면 감내할 만하다. 자연을 닮은 통나무로 지어진 민박형 방갈로를 이용할 수도 있다.

양양은 간과 위에 좋은 약초로 잘 알려진 ‘인진쑥’의 본고장이다. 해담마을에선 집집마다 인진쑥을 가공해 팔고 있다. 송이버섯이 들어간 떡갈비와 토종닭백숙, 삼겹살·오리고기 바비큐도 별미로 꼽힌다. 친환경으로 각광받는 ‘우렁이 농법’으로 지은 쌀도 살 수 있다. 우렁이 농법은 농약 대신 우렁이로 잡초를 없애는 방법이다. 해담마을은 2007년 양양지역 최초로 이 농법을 도입해 인근 마을로 확산시켰다.

주변에 가볼 만한 곳도 많다. 미천골 자연휴양림에서 삼림욕을 즐기고 하조대 해수욕장에서 백사장과 파도를 즐기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선사시대 생활 모습을 볼 수 있는 오산리 선사유적 박물관과 미천골 자연휴양림, 갈천약수터 등도 가볼 만하다.

해담마을의 원래 이름은 서림리다. 삼림이 울창하다는 이유로, 또는 서림사(西林寺)가 있었던 연유로 이런 이름이 붙었다. 마을엔 임진왜란 당시 훼손된 것으로 추정되는 서림사 터도 남아 있다. 지금은 170명 정도 주민이 살지만 해방 전만 해도 500여 명이 살았다고 한다. 당시에는 5일장도 열렸다.

56번 국도를 따라 구룡령을 넘어 미천골 자연휴양림을 지나면 ‘서림리’라는 마을 입구 표지석이 보인다. 대중교통으로는 양양 간이터미널까지 온 뒤 양양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갈천행 시내버스를 타고 서림리에서 내리면 된다. 숙소는 팬션이 투룸 기준으로 15만~20만원, 방갈로는 3만~10만원, 캠핑장은 2만~3만원이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