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릉시 대기리마을
노추산 돌탑길 장관…"엄마, 소원 빌고 가요"

강원 강릉시 대기리마을(왕산면 왕산로 1327)은 해발 700m 고원지대에 자리잡고 있다. 울창한 산세에 고랭지 채소밭이 넓게 펼쳐져 있고 다양한 야생화가 계절 따라 피는 곳이다. 여름에도 서늘해 피서지로 안성맞춤이다. 금강 소나무가 빽빽한 숲길은 산책하기에 좋다.

사실 대기리는 ‘오지 중의 오지’였다. 산촌마을이 ‘관광지’로 변신한 건 마을 사람들이 폐교한 대기초등학교를 캠핌장으로 조성하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한 뒤부터였다.

대기리마을은 고랭지 채소와 씨감자 재배 마을로 유명하다. 우리나라 씨감자 공급량의 25%를 담당한다. 마을에선 주민들이 재배한 감자로 과자를 만들어보는 체험도 할 수 있다. 더덕 고추장 만들기, 약선차 체험, 목공예, 천연비누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근처에는 2013년 방송에 나온 뒤 유명해진 ‘노추산 모정탑길’이 있다. 강릉에 살던 고(故) 차옥순 할머니는 아들 둘을 잃고 남편은 정신질환을 앓았다. 어느 날 밤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노추산에 돌탑 3000개를 쌓으면 우환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듣고 1986년부터 2011년까지 홀로 산 속에 살며 돌탑을 쌓았다. 돌탑길 입구부터 500m가량 이어지는 길의 양 옆에 차곡차곡 쌓은 수백 개의 돌탑을 보면 절로 숙연해진다. 돌탑길엔 송천계곡의 맑은 물소리가 뒤따르고 봄 여름엔 야생화가, 가을엔 단풍이 든다. 그저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길이다. 할머니가 살았던 움막에는 돌을 날랐던 지게와 지팡이, 혼자 불을 때고 밥을 지어 먹었던 흔적이 남아 있다.

대기리마을의 인기 시즌은 겨울이다. 주민들이 초등학교 운동장에 밤새 물을 끌어다 얼려 만든 얼음썰매장은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운동장 옆에는 눈썰매장도 있다. 12월 말에는 ‘대기리 겨울잔치’가 열린다. 얼음썰매와 눈썰매를 신나게 타다가 운동장 옆 비닐하우스에 주민들이 마련한 먹거리 장터에서 배를 채우면 된다. 시래기밥 감자전 산채비빔밥 등 건강한 먹거리가 가득하다. 인근 몽골 텐트에선 제기차기, 감자 구워 먹기, 가래떡 구워 먹기 등 재미있는 행사가 펼쳐진다.

대기리마을에 가려면 강릉고속버스터미널에서 대기리행 507번 시내버스를 타고 대기리 정류장에 내리면 된다. 자가용으로는 영동고속도로와 강릉IC, 성산·왕산방면 35번 국도를 타고 간다. 마을엔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캠핑형 민박이 있으며 가격은 4인 기준 10만원이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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