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오후의 낭만, 장성호 수변길
지난 2월 한국관광공사의 ‘대한민국 대표 걷기길’로 선정된 전남 장성군 장성호 수변길.  장성군 제공

지난 2월 한국관광공사의 ‘대한민국 대표 걷기길’로 선정된 전남 장성군 장성호 수변길. 장성군 제공

호젓한 산속 사찰 백양사로 유명한 전남 장성군은 2017년 장성호 수변길을 개통해 ‘관광 장성’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수변길은 장성호 선착장과 북이면 수성리를 잇는 7.5㎞ 길이의 트레킹길이다. 산길과 호반길을 함께 걸을 수 있도록 조성해 숲과 호수의 정취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한여름 장성호는 수상레저 스포츠를 즐기는 동호회 회원도 많지만 더위를 피할 수 있어 여행객이 많이 찾는다. 인근 산과 호수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데다 낮 12시만 지나면 나무데크길을 품은 산자락이 햇빛을 등지고 서니 시원함이 배가 된다. 짜릿한 체험을 선사하는 ‘옐로우 출렁다리’까지 있어 피서지로 제격이다.

○자연과 한몸되는 수변길 산책

볕이 뜨거운 오후 장성호 수변길에 서면 장성호의 풍광과 함께 여름만의 정취가 가득하다. 장성호 수변길에서는 시작점부터 길을 둘러싸고 울려 퍼지는 온갖 산새들의 지저귐을 들을 수 있다. 딱따구리가 만들어내는 나무 파열음마저 교향악단의 타악기 연주처럼 절묘하다. 가만히 귀 기울여 듣다 보면 호수 안쪽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노래하는 산새의 종류가 바뀌는 것도 알아챌 수 있다. 호숫가 가파른 절벽을 따라 세운 나무데크 다리는 그림처럼 아름답다. 다리에 서면 탁 트인 장성호의 수려한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리 한쪽에선 숲 속 나뭇잎들끼리 스치는 소리를, 다른 한쪽에선 호수의 물이 절벽을 때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호숫가를 따라 설치된 1.23㎞ 길이의 나무데크 길은 지난 2월 한국관광공사로부터 대한민국 대표 걷기길 중 한 곳으로 선정됐다.

호수를 끼고 한참 더 걸으면 호젓한 기분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숲길이 반겨준다. 굳이 트레킹 마니아들이 아니더라도 소나무와 굴참나무를 비롯한 각종 나무 사이에서 때론 직선으로, 때론 지그재그로 펼쳐진 산속 오솔길을 걸으며 한가한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장성군은 호수 맞은편에도 3㎞ 길이의 수변길을 조성하고 있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교각도 설치해 양쪽 수변길을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찔아찔 옐로우 출렁다리

황룡강 황룡을 모티브로 만든 ‘옐로우 출렁다리’. 방문객에게 아찔함을 선사한다.

황룡강 황룡을 모티브로 만든 ‘옐로우 출렁다리’. 방문객에게 아찔함을 선사한다.

구부러진 나무데크 길을 걷다 보면 옐로우 출렁다리와 마주한다. 지난해 6월 개통한 옐로우 출렁다리는 장성호 여행의 ‘핫플레이스’다. 많은 방문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후기를 공유하면서 입소문을 타고 인기 행진이다. 두 마리 황룡의 모습을 형상화한 21m의 주탑은 방문객을 압도한다. 강 속에 숨어 살며 마을 사람들을 몰래 도왔다는 장성 황룡강 전설이 모티브다. 총 길이 154m의 옐로우 출렁다리를 건너면 마치 물 위에 설치된 놀이기구를 탄 것 같은 스릴을 느낄 수 있다. 좁은 폭 때문이다. 폭이 1.5m에 불과해 두 사람이 서면 몸이 닿을 정도다.

다리 한가운데 지점은 왼편으로 산등성이에 걸쳐진 석양을, 오른편으로 탁 트인 호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최고의 감상 포인트다. 수변길 초입에서부터 옐로우 출렁다리까지는 1.2㎞로, 천천히 걸어도 30분이면 갈 수 있다. 장성군은 출렁다리에서 1㎞ 떨어진 구간에 제2출렁다리를 짓고 있다. 연말 완공 예정이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장성호 수변길은 남녀노소 모두가 즐겨 찾는 관광명소”라며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만들기 바란다”고 말했다.

장성=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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