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교동 산울림소극장에서 오는 23일까지 공연하는 푸시킨 원작의 연극 ‘스페이드의 여왕’.  /극단 작은신화 제공
서울 서교동 산울림소극장에서 오는 23일까지 공연하는 푸시킨 원작의 연극 ‘스페이드의 여왕’. /극단 작은신화 제공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스페이드의 여왕’,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막심 고리키의 ‘밑바닥에서’ 등 러시아 문호들의 고전 6편이 연극 무대에 오른다. 소극장 산울림이 ‘소설, 연극으로 읽다’란 주제로 매년 고전을 무대화해 선보이는 ‘산울림 고전극장’에서다.

2013년 시작한 ‘산울림 고전극장’은 지난해까지 15개 단체와 28편의 문학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올 시즌에는 러시아 고전문학 6개 작품으로 관객과 만난다.

첫 무대는 푸시킨의 단편 ‘스페이드의 여왕’이다. 극단 작은신화가 지난 12일 막을 올렸다. 차이코프스키의 오페라로 잘 알려진 이 작품은 카드 도박으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장교 게르만의 끝없는 욕망과 파멸을 그린다. 연출가 김정민이 소설을 각색해 무대화했다. 180년 전 러시아가 배경이지만 지금 한국 사회의 모습도 조명한다. 공연은 오는 23일까지 열린다.

두 번째 작품은 고리키의 소설 ‘밑바닥에서’다. 극단 노마드가 26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선보인다. 좁은 여인숙에서 펼쳐지는 밑바닥 인생들의 모습을 통해 삶의 본질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다음달 10~21일에는 안톤 체호프의 희곡 ‘갈매기’를 공연창작소 공간이 재구성한 ‘외 갈매기’가 무대에 오른다. 작품을 무대화하는 박경식 연출가는 “외롭고 쓸쓸한 인간의 숙명, 그럼에도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사명을 그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24일부터 8월 4일에는 니콜라이 고골의 단편 ‘코’ ‘광인일기’ ‘외투’를 엮은 연극 ‘니콜라이 고골: 욕망의 메커니즘’을 선보인다. 극단 키르코스가 이 작품들을 욕망이란 하나의 주제로 엮어 재해석했다.

이어지는 무대에선 러시아 문학에 한국 전통예술이 접목된다. 8월 7~18일 극단 ‘내가언제어디서소리를어떻게왜’가 도스토예프스키의 장편 ‘죄와 벌’을 판소리로 선보인다. 대미는 이반 투르게네프의 ‘무무’가 장식한다. 극단 시선이 한국 전통춤으로 작품을 재해석한다. 공연은 8월 21일~9월 1일 열린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