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공장'으로 전락한 교육 시스템
미국 학생 조너선은 2012년 8학년 때 퇴학당할 위기에 처했다. 극도의 폭력성과 분노조절장애를 드러냈고, 불면증까지 심했다. 그는 일종의 대안학교인 할리우드 미디어아트 아카데미로 옮겨 각종 예술교육을 받았다. 담당 교사는 조너선에게 그림을 그리도록 독려했다. 그것이 변화를 가져왔다.

조너선은 “학교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며 “매일 아침 일어나면 오늘은 어떤 하루를 보내게 될까 궁금해졌다”고 회고했다. 그림 그리기가 내면의 분노와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매일 출석했고, 더 이상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조너선은 시각예술과 음악 제작 공부에 매진했고 학교 추천을 받아 실크스크린 인쇄소에 취직했다.

저명한 교육학자인 켄 로빈슨과 루 애노니카가 함께 쓴 《누가 창의력을 죽이는가》에 나오는 사례다. 저자들은 다양한 예를 들어 아이들이 창의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을 소개한다. 이들은 현행 교육을 시험 공장으로 전락해 창의력을 죽이는 시스템으로 규정한다. 모든 어린이는 잠재력을 지니고 태어나지만 학교에서 즐거움이 아니라 인내로써 학습하고, 성적으로 평가되면서 획일적인 어른으로 성장해간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은 “아이들이 학습을 즐거움 자체로 받아들여 개개인의 잠재된 재능을 발견하도록 하는 일이야말로 학교와 부모의 임무”라고 강조한다. 책은 부모로서 아이에 대한 교육의 바른 방향을 잡고, 자녀를 제대로 파악하며, 알맞은 학교를 선택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좋은 교사가 해야 할 일과 문제를 해결하는 법도 가르쳐준다. 현 교육시스템에서 아이의 교육을 지원하는 방법, 홈스쿨링이나 대안학교 등 교육시스템 밖에서 무엇을 할지도 소개한다. ‘헬리콥터 부모’가 되지 않으면서도 자녀 교육에 적극 참여해 궁극적으로 자녀의 행복과 성공을 이끌도록 실질적인 조언을 준다. 자녀에게 꼭 맞는 교육을 시키고 싶은 부모들이 읽어볼 만한 책이다. (최윤영 옮김, 21세기북스, 404쪽, 1만6000원)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