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은 국내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 축제의 ‘성지(聖地)’로 자리매김했다. 주요 EDM 페스티벌이 주로 이곳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잠실벌 달궜던 EDM 페스티벌…용인·과천으로 옮겨도 성공할까
올해는 다르다. 오는 10월 열리는 전국체육대회를 앞두고 메인 스타디움으로 쓰일 올림픽주경기장이 리모델링 공사를 하기 때문이다. 주요 EDM 축제 주최사들이 대체 장소로 고른 곳이 경기 과천과 용인이다. 잠실을 벗어난 EDM 축제가 성공적으로 치러질지 관심이 쏠린다.

다음달 1일 열리는 ‘월드디제이페스티벌’과 오는 8월 31일부터 이틀간 벌어지는 ‘일렉트릭데이지카니발(EDC)’은 과천 서울랜드를 택했다. 국내 최대 EDM 페스티벌인 ‘울트라코리아’는 다음달 7일부터 사흘 동안 열리는 메인 공연 무대로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를 선택했다.

이들 축제가 접근성이 좋은 서울을 벗어난 곳으로 발길을 돌린 이유는 올림픽주경기장을 대체할 만한 장소가 서울에는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EDM 페스티벌은 4~5개 대형 무대에서 동시에 음악을 틀기 때문에 공연끼리 음이 섞이지 않도록 한 공간에서 일정 거리를 두고 공연장을 설치한다. 또 시끄러운 음악 스타일 때문에 주택 밀집지역도 피해야 한다. 울트라코리아 관계자는 “연초부터 올림픽주경기장과 환경이 비슷한 장소를 물색했다”며 “서울 상암동 난지한강공원도 후보지였지만 부지 규모가 달라 용인으로 옮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교통이다. 서울랜드는 서울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에서 내려 다시 공연장까지 20분을 걸어가야 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진다.

페스티벌 주최사들은 공연 전용 셔틀버스를 투입해 관객 잡기에 나섰다. 울트라코리아는 ‘울트라코리아 카카오T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서울권을 비롯해 인천 수원 등 수도권과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지방권 19개 노선에 버스 200여 대를 투입한다. 월드디제이페스티벌은 4호선 사당역을 비롯해 서울 주요 지역까지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서울랜드 자유이용권을 포함한 패키지 티켓도 내놨다.

수도권과 지방 관객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인천에 사는 직장인 김윤식 씨(38)는 “늦은 시간 지하철이나 비싼 택시 대신 셔틀버스의 지정 좌석에 앉아 집 근처까지 올 수 있어 잠실보다 더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