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골동품을 보면 선조들의 삶이 보인다
《앤티크 수집 미학》은 박 교수가 자신의 수집품 중 아끼는 골동품 60점에 대해 쓴 글이다. 백자를 비롯해 토기, 옹기, 석물, 목가구, 민화, 시첩 등에 관해 구입한 경위부터 미술사적인 정보, 조형적인 특색, 개인적 비평 등을 뛰어난 문장력으로 기술한 덕분에 읽는 맛이 쏠쏠하다.
현대미술평론가인 저자에게 골동품은 조형을 보는 안목을 훈련하는 대상이자 신선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매개다. 일상에서 수습한 온갖 기호학적 파편에서 생명의 기미를 찾아내는 것이 수집의 출발점이다. 저자는 골동품 안에 새겨진 아득한 시간의 흔적에서 그 시대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엿본다. 장류, 젓갈 등을 담는 옹기는 한국의 저장문화, 꼭두(상여 장식 인형)와 동자승은 사후 세계를 바라보는 조상의 세계관을 알려준다. 매미 형상의 휴대용 먹물 통, 새 머리 토기 잔 등은 우리 조상의 실용성과 멋을 동시에 보여준다. 저자는 골동품에 깃든 선조의 지혜와 맑고 섬세한 성정을 찾아내 독자에게 명료하게 들려준다. ( 박영택 지음, 마음산책, 352쪽, 1만6000원)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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