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하늘 "의열단 이끈 김원봉의 삶을 추적했죠"
“영화 ‘암살’에서 짧지만 강렬한 모습으로 등장한 김원봉의 삶을 그동안 잘 알지 못했습니다. 뒤늦게나마 그를 소설로 소환한 건 일본을 몰아내기 위해서라면 누구와도 손잡았던 김원봉의 ‘단일대오’라는 화두를 제대로 알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소설가 김하늘(사진)이 13일 항일무장독립운동 단체 의열단을 창설한 약산 김원봉의 삶을 담은 《밀양 사람 김원봉이오》(북로그컴퍼니)를 쓴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원봉의 이름을 건 책 제목에 대해 김 작가는 “‘암살’에서 배우 조승우가 ‘나, 밀양 사람 김원봉이오’라고 말하며 등장한 장면을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대부분 기억한다”며 “김원봉이란 인물에 대한 궁금증을 소설로 시원하게 풀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소설은 김원봉이 여덟 살이던 1905년 일본에 외교권을 빼앗겼을 때부터 1945년 8월 그가 해방된 조국 땅으로 들어오는 장면까지 담았다. 의열단과 조선의용대를 창설해 무력투쟁을 벌이는 과정이 소설 속 주된 흐름이다. 독립운동가 김원봉을 보여준다는 취지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 그의 월북 이후 삶은 담지 않았다.

소설은 일평생 독립운동을 펼친 김원봉의 활약과 함께 거사 후 목숨을 잃은 동지들에 대한 미안함, 배신한 동지를 처단할 때의 갈등, 부인 박차정과의 사랑과 이별의 아픔 등 한 인간으로서 느낀 고뇌를 담담하게 그려낸다.

역사를 다룬 만큼 소설은 사료와 허구를 조심스럽게 넘나든다. 신해혁명으로 중국 최고 권력자가 된 쑨원(孫文)이 김원봉을 만나기 위해 던진 “만남이 역사를 만들고, 역사가 만남을 만듭니다”라는 말은 김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는 조국 독립을 위해 중국 공산당, 중국 국민당과도 손잡았고 중국 내 독립운동단체 통합도 시도했어요. 그는 모두와 손을 잡아 모두와 벗이 되기도 했지만 모두와 갈라서서 모두에게 적이 됐습니다. 이런 그의 운명을 통해 여전히 이념으로 갈등하는 현실 속에서 그가 간절히 꿈꿨던 ‘단일대오’ 정신을 다시금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