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현대무용제 16일 개막

30일까지 대학로 일대서 열려
13개국 27개 예술단체 참가
박해와 생존, 이민과 조국, 부모와 아이, 놀이와 경쟁…. 갈등과 분란을 넘어선 ‘공존’의 가치를 몸으로 풀어낸다.

오는 16~30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과 이음아트홀, 마로니에 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제39회 국제현대무용제(MODAFE·모다페)의 주제는 ‘코이그지스댄스(coexisDance)’다. 공존(coexistence)과 춤(dance)을 결합한 말이다. 세계적 현대무용단인 이스라엘의 키부츠현대무용단 등 13개국, 27개 단체, 134명의 무용수가 모다페 무대에서 이질적인 것들이 뒤섞일 때 나타나는 고통과 불안을 몸의 언어로 표현하며 공생의 길을 모색한다.
키부츠현대무용단의 ‘피난처’. /ⓒUdi Hilman.jpg

키부츠현대무용단의 ‘피난처’. /ⓒUdi Hilman.jpg

키부츠현대무용단의 개막작 ‘피난처’는 라미 베에르 예술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세계 초연작이다.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유대인 출신인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겪은 정체성과 이질성에 대한 고뇌를 격정적인 몸짓으로 표현한다. 확성기를 통해 들리는 고압적인 소리, 무용수들의 괴성과 기괴한 표정을 통해 어두운 감정을 보여준다. 이번 공연엔 2014년 한국인 최초로 키부츠현대무용단에 입단한 김수정 무용수를 포함해 석진환, 정정운 등 한국인 무용수가 함께한다. 비에르 예술감독은 16일 첫 공연이 끝난 뒤 한국인 무용수들과 함께 관객과의 대화를 할 예정이다.

안애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아시아댄스커뮤니티 안무가의 국제공동협업작 ‘히어 데어(Here There)’는 그동안 모다페에서 보기 어려웠던 아시아국가의 현대무용수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대만, 라오스, 베트남, 인도, 한국 등 아시아 8개국 17명의 무용수가 ‘강강술래’를 차용한 작품을 선보인다. 서로 다른 문화와 경험을 담고 있는 몸들을 현대적인 시각에서 재해석했다.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 출신으로 2015년 아시아댄스를 창단한 안애순 안무가는 “특별한 오브제나 세트 없이 오로지 사람의 몸만으로 표현하는 무대”라며 “지나간 시간과 사라진 공간을 무대로 호출하고 현대의 변화무쌍한 시간 속에 변형된 몸을 한 무대에 배치해 과거와 현재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폐막작인 ‘호모루덴스’도 국제 협업으로 완성했다. 해외 진출용으로 제작한 모다페의 첫 투자작이다. 영국 유명 스트리트댄서 프랭키 존슨의 픽업그룹과 한국 언플러그드바디즈의 김경신, 툇마루무용단을 이끄는 김형남 안무가가 힘을 모았다. 한국의 현대무용수와 영국 스트리트댄서 등 모두 11명이 무대에 선다. 김경신 안무가는 “놀이는 지루한 일상에서 시작된다는 것에서 착안했다”며 “놀이가 규칙을 만들어가면서 게임, 스포츠가 되고 거기서 이기려는 경쟁을 넘어 결국 우리가 즐기면서 살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되는 과정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안드로폴라로이드 1.1’. /ⓒDieter Hartwig

‘안드로폴라로이드 1.1’. /ⓒDieter Hartwig

일본에서 독일로 이민 간 안무가 유이 가와구치의 ‘안드로폴라로이드 1.1’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낯선 것과 친숙한 것의 경계, 이민자의 혼란과 추방의 감정을 빛과 소리, 움직임을 뒤섞어 드러낸다. 통제하는 부모와 고통받는 아이 사이의 긴장감을 그린 전미라 안무가의 ‘신성한 캐노피’, 속도에 대한 감각을 담아 2017년 ‘제5회 인천국제현대무용제’에서 최우수 안무가상을 받은 권혁 안무가의 ‘질주-RUSH’ 등도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모다페 공연 관람권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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