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 된다는 것을 받아들이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노인이 가진 조건은 유리한 것이 별로 없지만, 어디엔가 숨어 있는 재간을 찾아내야 한다.”

[책마을] 지나온 삶 온전히 받아들여야 노년이 평온
정신과 전문의로 50년 넘게 환자들을 살펴온 이근후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백살까지 유쾌하게 나이드는 법》에서 여든다섯 살 인생을 살며 깨달은 40가지 통찰을 소개한다.

저자는 지난날을 돌이켜보니 인간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였다고 했다.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이다. 그는 “그 둘은 피해갈 수 없지만, 삶의 기쁨을 갉아먹는다”며 “산다는 것은 슬픈 일”이라고 말한다. 나라는 존재의 미약함을 깨달아가는 과정이어서 그렇다고 했다. 저자는 그러나 인생의 슬픔과 시련은 놀랍게도 일상의 작은 기쁨으로 인해 회복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누구나 자기만의 것이 존재하며 그것을 찾으면 실천에 옮기라고 한다. 서두르지 말고 ‘야금야금’. 야금야금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즐기라는 의미다. 그러면 급할 때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띈다고 설명한다. 새로운 것이 늘어날수록 즐거움은 커진다.

저자는 편안한 노년을 위해 ‘100살까지 유쾌하게 나이드는 법’을 후배들에게 조언한다. 핵심은 이렇다. 무엇보다 내가 삶에서 이룬 업적을 남과 비교해선 안 된다. 나이가 들면 지나온 삶을 그 자체로 온전히 받아들이고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노년기의 평온과 만족감은 과거를 얼마나 수용하느냐에 달렸다.

실질적인 방법도 소개한다. 소중한 사람에게 연락을 미루지 말 것, 다 큰 자식은 되도록 빨리 독립시킬 것,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더 많은 대화를 나눌 것,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을 차근차근 마련할 것, 배우자에게 무조건 감사할 것 등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이들에게 훌륭한 지침을 주는 책이다. (메이븐, 284쪽, 1만5000원)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