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30초영화제 시상식
동양생명·한경 공동주최

이경덕 감독, 일반부 대상 영예
청소년부 대상은 서민희 감독
‘동양생명 30초영화제’ 시상식이 18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렸다. 뤼젠룽 동양생명 사장(앞줄 오른쪽 일곱 번째)과 김정호 한국경제신문 전무(열 번째)가 수상자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동양생명 30초영화제’ 시상식이 18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렸다. 뤼젠룽 동양생명 사장(앞줄 오른쪽 일곱 번째)과 김정호 한국경제신문 전무(열 번째)가 수상자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한 중년 남성이 비슷한 또래의 남성 환자에게 빵과 바나나우유를 건넨다. 환자는 환하게 웃으며 “고맙습니다. 아저씨”라고 말한다. 중년 남성은 그를 바라보며 “오늘도 넌 날 기억하지 못하지”라고 혼자 되뇐다. 이 환자는 수십 년을 함께한 소꿉친구다.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그는 친구의 얼굴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남성은 “그래도 괜찮아, 친구야”라며 환자의 손을 꼭 잡아준다. 그러고는 말없이 사진 한 장을 꺼낸다. 두 사람이 고교 시절 함께 찍은 사진이다. 사진을 바라보며 둘은 함께 미소짓는다. 환자는 남성의 어깨에 말없이 기댄다. ‘가끔 난 행복을 느끼기도 하고, 슬픔을 느끼기도 해(Sometimes I feel so happy. Sometimes I feel so sad)’라는 가사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남성은 “나의 수호천사는 평생을 함께한 나의 벗입니다”라고 말한다.

가슴 찡한 우정·소외이웃 돕기…잔잔한 사랑과 행복 영상 넘쳤다

이경덕 감독이 ‘동양생명 30초영화제’에 출품한 작품의 내용이다. 이 작품은 18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린 영화제 시상식에서 일반부 대상을 받았다.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친구지만 그래도 흐르는 강물과 새롭게 피어나는 꽃망울을 함께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임을 영상은 강조한다. 두 친구의 진한 우정은 나이가 들어도, 병으로도 갈라놓을 수 없는 ‘현재진행형’임을 30초 동안 영상으로 절절히 표현했다. 이 작품은 심사위원들로부터 동양생명의 캐치프레이즈인 ‘수호천사’의 의미를 잔잔한 감동으로 승화시켰다고 호평받았다.

동양생명과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한 이번 영화제의 주제는 ‘나의 수호천사는 ( )이다’였다.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동양생명의 첫 번째 영화제다. 30주년이란 의미를 살리기 위해 29초영화제가 아니라 30초영화제로 이름을 바꿨다.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9일까지 이뤄진 공모엔 일반부 507편, 청소년부 170편 등 667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14편의 작품이 47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다소 딱딱하고 무겁게 여겨지는 생명보험이란 주제를 우리 삶과 연관지어 일상 속 다양한 수호천사의 모습을 재치있고 감동적으로 풀어낸 작품들이다.

심사위원들은 “수호천사의 의미가 다양해서 좋았고 볼수록 좋은 작품이 많았다”며 “유튜브와 온라인에 배포하기 좋은 콘텐츠가 많아 수상작을 선정하는 데 고민이 컸다”고 입을 모았다.

청소년부 대상은 ‘나의 수호천사는 나를 조금 더 생각해주는 사람들’이란 제목의 영상을 출품한 강원애니고의 서민희 감독이 차지했다. 이 작품엔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한 여고생이 계단을 만나고, 학생들이 청각장애인 친구를 깨워주지 않고 나가버리고, 시각장애인 친구가 길을 헤매는 모습이 차례로 나온다. 곧이어 어려움에 처한 이들 앞에 수호천사가 등장한다. 가끔 의도하지 않은 곤경에 빠지고,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소외되기도 하며, 나아갈 길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이들에게도 항상 그들을 바라봐주고 도와주는 수호천사가 있다는 것을 작품은 재차 강조한다.

일반부 최우수상은 ‘나의 수호천사는 음악이다’를 연출한 이승연 감독에게 돌아갔다. 한강변에서 데이트하던 남성이 여성에게 헤드폰을 씌워준다. 잔잔하고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헤드폰을 씌워준 이유는 남성이 방귀를 뀌고 싶었기 때문이다. 헤드폰 음악 덕분에 남성은 방귀 소리는 숨겼지만 냄새는 어쩔 수 없다. 지나가던 어느 소녀가 “여기 방귀 냄새 나”라며 코를 막는다. 음악이 난처한 상황을 타개하는 중요한 수호천사가 될 수 있음을 재치있게 표현한 작품이다. 청소년부 최우수상은 ‘나의 수호천사는 짝꿍이다’를 출품한 서대전여고의 이나영 감독이 받았다. 수업시간에 어려운 질문을 하려는 선생님의 눈을 피하던 여학생이 질문을 받을 위기에 처한다. 선생님은 그 학생이 아니라 옆에 있는 짝꿍을 지목한다. 짝 덕분에 위기를 모면한 순간을 재미있게 표현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뤄젠룽 동양생명 사장과 김정호 한국경제신문 전무를 비롯해 수상자와 가족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일반부 대상 1000만원 등 총 3000만원의 상금이 수상자들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싱글 앨범인 ‘드림 라이크’를 내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8인조 걸그룹 드림노트가 축하 공연을 펼쳐 시상식 열기를 더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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