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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있는 아침] 과거, 환상 그리고 현실

유럽풍의 건축물과 긴 머리를 휘날리며 자전거를 타는 여인, 그리고 그와 반대 방향으로 쓰레기통을 끌고 가는 환경미화원이 한 앵글에 담겨 있다. 서로 무관한 듯 보이는 이 셋은 묘한 조화와 긴장을 이루고 있다. 이 사진은 사진가 원춘호 씨가 2016년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 기념 사진전을 위해 프랑스 파리의 한 건설현장 가림막을 배경으로 지나가는 환경미화원을 담은 ‘바쁜 일상’이란 작품이다.

왼쪽 건축물은 100년 전 이 도시의 모습을 찍은 사진으로 이 도시의 고전미를, 자전거 타는 세련된 여인의 그림은 현대미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파리의 현실의 모습이 아니다. 오히려 파리와는 전혀 무관해 보이는 청소부가 그 도시의 한 부분이니 아이러니다. 진짜 같은데 허상이고, 가짜 같은데 실제다. 작가는 한 장의 사진에 한 도시의 과거, 환상, 현실을 함께 담아, 우리에게 어느 것이 진짜인지 생각해 보게 한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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