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도시 두바이의 상징인 높이 829.84m의 부르즈 칼리파와 두바이의 야경.
미래 도시 두바이의 상징인 높이 829.84m의 부르즈 칼리파와 두바이의 야경.
가도 가도 새로운 두바이 서울, 홍콩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세상에서 가장 변화가 빠른 도시가 두바이다. 두바이 가이드 북 개정을 한다는 핑계로 두바이행 비행기에 다시 올랐다. 이참에 최근 현지 소식들과 두바이를 여러 번 방문한 여행작가는 주말을 어떻게 보냈는지도 공개할까 한다.

새로 떴어요. 두바이 신상 리스트

두바이는 도시 전체가 리모델링 진행 중인 테마파크 같다. 크레인이 하늘을 둥둥 떠다닌다. 익숙한 도시라 마음을 놓았는데 필자는 또다시 처음 온 관광객처럼 입 벌리고 매일 새로운 곳을 구경 다녔다. 도시의 새 랜드마크가 된 두바이 프레임, 얼마 전 시작한 스케일 큰 공연 라 펄, 그리고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구역과 신상 호텔들을 위시해 볼거리가 가득했다.
아랍 전통 배인 도우를 형상화한 두바이 오페라하우스.
아랍 전통 배인 도우를 형상화한 두바이 오페라하우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두바이 오페라 하우스였다. 시드니에만 오페라 하우스가 있는 것은 아니다. 2016년 두바이 오페라 하우스 오픈 당시 화제가 됐던 플라시도 도밍고의 무대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2년 넘는 기간 동안 운영하며 내실이 더해진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인정하는 종합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오페라 하우스는 덴마크 건축가, 야누스 로스톡의 작품으로 아랍 전통 배 도우(Dhow)를 형상화해 수려하게 지어졌다. 2000명 수용 가능한 규모의 홀에선 매일 다양한 공연과 콘서트가 열리고 주변엔 이벤트로 가득하다. 짧은 일정으로 공연 감상이 어려운 관광객들이라도 꼭 한 번은 들러 내부를 둘러볼 가치가 있다. 하우스 투어에 참가하고, 건물 꼭대기에 있는 레스토랑 더 로프트(The Loft)의 분위기와 식사를 즐긴다면 그 하루 저녁은 충분히 훌륭한 기억이 된다.

황금빛 액자 모양의 전망대인 ‘두바이프레임’.
황금빛 액자 모양의 전망대인 ‘두바이프레임’.
오페라 하우스에서 두바이몰이 가깝다. 봐도 봐도 지겹지 않은 두바이 분수쇼는 매년 플레이리스트가 바뀌니 언제 가더라도 볼만하다. 최근엔 한국 그룹, 엑소(EXO)의 곡도 플레이리스트에 추가됐다.

아울러 이제 막 1년이 넘은 새로운 쇼를 소개한다. 엄청난 스케일의 수중쇼로 두바이의 대표 공연이 될 야심을 품고 있다. 마카오의 ‘하우스오브댄싱워터’ 공연을 보았다면 같은 연출자인 세계적인 예술 감독 프랑코 드래곤 (Franco Dragone)이 기획했다는 것만으로도 기대가 될 것이다. 쇼의 이름은 라 펄! 270만L의 수조 무대가 갖추어진 무대와 설비로 화려하게 펼쳐지는 한 시간 반 동안의 댄스, 수중 퍼포먼스, 곡예는 잊지 못할 감흥을 남길 것이다. 두바이를 대표할 상설 공연이니 다음 두바이 여행 일정이 생기면 기억해 두었다가 꼭 예약에 성공하길 바란다.

한편 부르즈 칼리파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할 새 랜드마크가 완성됐다. 1년 전 개장을 한 거대한 황금빛 액자 모양의 전망대, 두바이 프레임이다. ㄷ자를 90도로 틀어 바닥에 차분히 올려둔 것 같은 이 형상물은 높진 않아도 시내 어디에서나 반짝반짝 시선을 잡아 끈다. 긴 줄, 기다림의 시간은 길었지만 48층의 높이 전망대까지 올라가는 시간은 초고속 엘리베이터로 단 75초다. 전망대에 오르면 두바이 시내 전망이 360도로 다이내믹하게 펼쳐진다. 담이 크다면 공간 한가운데 레드 카펫처럼 일자로 깔린 유리 바닥을 걸으며 아슬아슬한 기분으로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다.

두바이 프레임은 지금 최고 ‘핫’한 관광지라 당분간 줄이 길 것이다. 곳곳에 두바이 프레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디지털 디스플레이어가 설치돼 있어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기에도 좋다. 막상 가보면 시시한 듯 하기도 하고 너무나 관광지스럽지만, 어떤가! 나는 관광객이로소이다.

항구에 떠있는 거대한 선상호텔

완공 앞둔 세계 최대 규모 관람차 ‘아인 두바이’.
완공 앞둔 세계 최대 규모 관람차 ‘아인 두바이’.
두바이의 새 호텔 소식은 하나도 신기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QE2는 최첨단의 것들로 가득한 두바이의 호텔 중 단연 돋보인다. 우선 대형 크루즈십의 객실이 호텔이라는 점, 그리고 이것이 그냥 배 모양의 테마 호텔이 아니라 실제 1969~2008년까지 대서양을 가로지르던 역사적인 ‘배’라는 점이다. 1969년 영국 사우스샘프턴에서 미국 뉴욕으로 항해를 시작해 엘리자베스 여왕을 비롯해 유명 배우들, 가수들, 사업가들, 부유한 손님들을 싣고 대서양을 가로질러 영국과 미국 사이를 항해했던 큐나드라인의 럭셔리 크루즈가 40년간의 항해를 마치고 은퇴를 하자, 두바이가 영국으로부터 거금을 들여 배를 사들인 것이다. 이후 이 배가 중동 최초의 선박 호텔로 변모하기 위해 오랜 리모델링을 거쳤고 마침내 2018년 하반기에 소프트 오프닝을 하게 된 것이다.

영국 여왕이 직접 명명한 퀸 엘리자베스 2는 그 자체만으로도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대서양을 누빈 화려했던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선박의 흥미로운 스토리는 로비에 전시돼 있는 QE2 전통 박물관을 둘러보거나, 투숙객들에게 제공하는 가이드 투어에서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224개의 객실은 넓고 안락하다. 항구를 조망하며 즐기는 식사시간마다 음식의 다양성과 럭셔리 크루즈 라인의 서비스를 그대로 이어받은 직원들의 친절한 응대에 기분 좋아질 것이다. 면세품점, 펍, 레스토랑들, 피트니스, 실내 수영장 등의 시설 등이 있지만 아직은 많은 부분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다. 역사성과 오리지널리티를 목표로 추진되는 섬세한 리모델링은 계속 진행 중이다.

현지인처럼 사막에서의 하루

두바이에 딱 한 번 갈 수밖에 없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최고 경험은 단연 사막에서 보내는 하루다. 지난번 여행 때 가장 기억에 남은 경험은 사륜구동으로 사막을 달리던 ‘데저트 사파리’였다. 한 번 더 사막으로 가고 싶어 이번 일정에 추가한 것이 ‘사막호텔’이다.
두바이 여행의 최고 경험으로 꼽히는 사막에서의 하루를 즐길 수 있는 밤알샴스 데저트 리조트 앤드 스파.
두바이 여행의 최고 경험으로 꼽히는 사막에서의 하루를 즐길 수 있는 밤알샴스 데저트 리조트 앤드 스파.
밤알샴스 데저트 리조트 앤드 스파는 사막에 있는 이국적인 리조트다. 공항이나 두바이 도심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져 있어 현지인들도 주말여행으로 자주 찾는다. 115개의 전통 아랍 스타일의 우아하고 이국적인 객실, 넉넉한 사이즈의 욕실, 안락한 서비스의 사토리 스파와 피트니스 클럽, 광활한 사막을 배경으로 하는 3개의 수영장, 다양한 분위기의 레스토랑들은 여행자들이라면 최소 2~3박 이상 머물러야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

갈 때마다 새롭다, '두근두근' 두바이
정통 아랍식 레스토랑인 알 하드히라(Al Hadheerah)에서 매, 무용수, 낙타, 가수 등이 출연하는 라이브 쇼와 함께 하는 저녁식사는 아주 특별하다. 정원에서 즐기는 알 포산(Al Forwan)의 조식, 중식, 석식은 뷔페로 진행되며 음식 종류가 놀랄 만큼 다채롭다.

낙타, 매와 사진찍기 등의 간단한 체험 액티비티가 무료로 운영된다. 사막 사파리, 네이처워크, 오토바이, 승마, 낙타타기 등의 본격적인 유료 액티비티는 사막에서의 하루를 더욱 특별하게 할 것이다. 또한 투숙객 전용으로 운행하는 주메이라 비치 호텔행 왕복 셔틀버스를 잘 활용하면 체크아웃 시 교통비를 절약할 수도 있다.

끝없이 펼쳐지는 평원 ‘알 아인’

현지인들의 또 다른 주말 여행지는 두바이에서 150㎞ 떨어진 알-아인(Al-ain)이다. 알-아인은 아랍에미리트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이며 행정구역상으론 아부다비의 동쪽에 있다. 고층 빌딩이 즐비한 두바이 시내와는 생판 다른 신비로운 풍경이 눈앞에 서서히 펼쳐진다. 마치 우주여행을 하는 듯, SF 영화의 배경 안에 들어온 듯, 시야를 가리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끝없이 펼쳐지는 아득한 평야와 길가에 보이는 야자수들, 그리고 저 멀리 우뚝 솟은 돌산, 제벨하핏(Jebel Hafeet)이 보인다. ‘텅빈 산’이란 의미의 제벨하핏 꼭대기에 있는 호텔. 이곳이 우리의 최종 목적지이다.

알-아인의 남부에 있는 제벨하핏(Jebel Hafeet)까지 이르는 길은 평생 기억에 남을 만한 최고의 경치를 선사했다. 뱀의 궤적처럼 구불구불 돌산을 둥글게 감싸 안으며 올라 정상에 도착하면 이 산의 유일한 호텔인 머큐어(Mecure)가 반갑게 자리한다.

제벨하핏의 정기를 받고 산을 내려와, 알-아인 최대 관광지와 유락지인 알-아인 동물원으로 향했다. 인간이 만든 사파리로는 세계 최대인 알-아인 동물원은 250여 종의 아프리카, 아라비안 반도의 다양한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오릭스, 코뿔소 등의 사막 동물들 외에 기린, 사자, 호랑이들까지. 잘 꾸며진 꽃과 나무 사이를 산책하듯, 동물들을 하나하나 찾아 만나러 가는 길은 그 자체가 여유며 힐링이었다.

두바이는 안전하고 쾌적한 곳이다. 만약 두바이를 남들과 다르게 색다르게 즐기고 싶다면 관광객으로만 머무르지 말고, 호텔 수영장을 벗어나 카이트 비치, JBR 비치, 주메이라 비치 등의 해변에서 현지인처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최근 정비된 라메르(La-Mer) 비치는 진정 한적하고 평화로워 추천하고 싶다.

만약 책이 잘 팔려 내년 이맘때 다시 두바이를 찾는다면 JBR 맞은편에 있는 블루워터아일랜드의 완성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설렌다. 블루워터아일랜드에 자리잡은 세계 최대 규모의 관람차인 아인 두바이(Ain Dubai)는 두바이 프레임에 이은 두바이 랜드마크의 다음 주자가 될 것이니까.

글=조은영 여행작가 movemagazine01@gmail.com

사진=무브매거진, 셔터스톡

여행메모

대한항공과 에미레이트항공이 매일 직항을 운영하고 있다. 에미레이트항공의 경우 매일 23:55(출발)~04:25(도착) 9시간30분 / 두바이-인천 16:55~16:50 8시간20분

인천~두바이 직항 노선은 출발 시간이 늦어 예식 당일 출발할 수 있고, 도착 시에도 오후 비행기라 마지막 하루까지 꽉 채워 알차게 보낼 수 있어 신혼여행객들에게 추천한다. 두바이는 택시값이 저렴한 편이라 카림(Careem)이나 우버(Uber)를 이용하면 이동이 편리하다. 우버는 2010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카림은 2012년 두바이에서 시작된 콜택시 서비스다. 두 서비스 모두 실시간 위치확인시스템(GPS)을 기반으로 이뤄지며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예약하면 차량이 배정된다. 종종 친구를 초대하거나 프로모션 코드를 넣으면 금액이 할인되는 이벤트를 하니 이용해보자. 차량 및 서비스는 거의 비슷하나 요금은 카림이 조금 더 저렴하다. 일반택시의 경우 기본 요금은 12AED이고 이동 거리에 따라 5AED씩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