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큰 승리를 거둔 사람들은 작은 승리에 집중했다
잡화상의 딸로 태어난 영국 마거릿 대처 전 총리는 정치에 입문할 때 하원의원만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34세 때 하원의원이 돼 첫 번째 승리를 거뒀다. 나중의 총리직에 비하면 ‘작은 승리’였다. 이때 그는 정권 획득을 위해 뛰는 남성 의원들과 달리 신중하고 조심성있게 의정활동에 전념했다. 그러자 연금보험부 정무차관으로 행정업무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졌다. 두 번째 작은 승리였다. 이어 여성 최초 주택부 장관으로 발탁됐고, 재무장관, 에너지부 장관 등을 역임하고 1979년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됐다. 그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산적한 문제들을 하나씩 처리하면서 경제위기에 빠진 영국을 재건하는 ‘큰 승리’를 거뒀다.

《작은 승리의 법칙》은 위대한 사람들이 성공한 비결을 작은 목표들을 세우고 달성해나가는 것을 습관화한 데서 찾아낸다. 자기계발 전문가인 저자 이성민 KBS 아나운서는 국내외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을 살펴본 결과 작은 승리의 법칙을 알고 제대로 사용했다고 강조한다. 영화음악가 엔니오 모리코네, 박완서 작가,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등이 대표적이다. 그들에게 성공은 나아갈 방향이지, 달성해야 할 목표가 아니었다.

저자는 큰 꿈을 품는 것은 오히려 성공에 방해된다고 경고한다. 큰 꿈은 몸과 마음을 무겁게 하고, 그런 상태에서는 작은 일조차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된다는 논리다. 목표는 작을수록 이루기 쉽고 그것을 이뤄내야 다른 목표를 또 이루고 싶어진다. 가령 에베레스트산에 오르려면 정상을 보고 걷는 게 아니라 눈앞의 한 걸음을 옮기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패는 바로 잊고 재도전하면 된다.

저자는 작은 승리를 계속하다 보면 비약과 상승의 순간을 맞게 된다고 얘기한다. 산술급수의 세계에서 기하급수의 세계로 진입하는 것이다. 흔히 운이라고 불리며, 성공 폭발력을 갖는 시간이다. 성공 폭발력은 투입한 노력에 비해 산출되는 결과가 엄청날 때 사용하는 말이다. 작은 성공이 쌓여 임계점을 넘는 순간 나타난다. (이성민 지음, 나무와열매, 288쪽, 1만5000원)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