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고객감동 영상광고

은행 부문 광고선호도 TOP 3
(1) KB국민은행 (2) IBK기업은행 (3) KEB하나은행
"세상을 뒤집고 한계를 넘어서라, 방탄소년단처럼" 메시지 전달

“영화는 이야기보다 음악에 가깝거나 가까워야 한다. 분위기나 감정을 전하는 게 중요하다. 주제나 의미 같은 건 나중에 오는 것이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1968), ‘샤이닝’(1980) 등으로 유명한 영화계 거장 스탠리 큐브릭 감독은 영화의 본질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이것은 단지 영화뿐 아니라 거의 모든 영상매체에 적용되는 법칙 중 하나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영상이 전달하는 의미를 해석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런 것은 부차적인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의 첫인상이 몇 초 안에 결정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영상에 대한 인상도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다. 일단 전반적인 인상이 결정되고 나면 거기에 맞춰 구체적인 이유나 분석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원인이 있어서 좋은 게 아니라 좋기 때문에 이유를 만드는 셈이다.

"세상을 뒤집고 한계를 넘어서라, 방탄소년단처럼" 메시지 전달

많은 광고에서 인지도가 높고 이미지가 좋은 스타를 기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타가 지닌 아우라와 제품 이미지는 논리적인 상관관계로 설득되는 것이라기보다는 직관적으로 연결되는 일종의 각인에 가깝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두 가지 다른 대상 사이에 마음의 물길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내는가다.

현재 최고의 K팝 아이돌 그룹을 꼽는다면 그 제일 앞 자리가 방탄소년단이라는 것은 아무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단지 음원 차트 순위나 수익의 문제가 아니다. 방탄소년단 위상은 인기 있는 한류 아이돌 그룹, 그 이상의 문화적 가치가 있다. 아시아계 아이돌 그룹이 북미 등 서구권에서 일으키고 있는 돌풍은 기존 체제에 대한 혁신이자 일종의 전복에 가깝다. 방탄소년단의 놀라운 점은 (한두 가지로 정리하기 어렵겠지만) 누구도 그 성공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정확히는 기존 체제와 음반 차트 시스템 밖에서의 힘으로 현재 위치까지 올라섰다는 점이 이례적이다.

북미의 음반 차트 집계는 전통적으로 라디오 방송, 음반 판매, 스트리밍 등을 합산해 집계한다. 북미 시장을 공략하려는 가수들이 전국 투어로 인지도를 높이고 차근차근 바닥을 다져 나가는 건 전통적인 시스템 안에서 인정을 받기 위한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변화한 미디어 환경을 기반으로 해 기존의 프레임을 뒤흔들어 놓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스트리밍 서비스, 유튜브 등을 적극 활용해 팬들과 직접 소통하고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를 넘나들며 양방향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방탄소년단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여러 가지 이미지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것이 바로 ‘혁신과 전복의 상상력’이 됐다. 국민은행의 리브(Liiv)광고는 이 점에 착안해 방탄소년단과 리브의 이미지를 직관적으로 결합시킨다.

국민은행 리브의 콘셉트는 간단하다. 방탄소년단과 결합한 리브의 광고 이미지는 세상을 뒤집고 한계를 넘어서는 전복의 이미지다. 딱딱하고 불편하고 벽이 높을 것 같은 은행에 대한 고정관념을 어떻게 부술 것인가. ‘리브’가 수행하는 기능은 다양하겠지만 여기서 모두 설명할 필요는 없다. 리브의 여러 장점 중 ‘24시간 수수료 없이 리브 편의점 ATM(현금자동입출금기) 출금’ 같은 기능들만 선명하게 부각시키면 충분하다. 광고는 직관적인 이미지에 맞춰 이를 분명하게 설명한다.

“시간의 장벽을 넘고/공간의 경계를 넘고/뻔한 방식을 넘어/매일 함께 놀라움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 문구가 나올 때마다 화면은 360도로 뒤집어진다. 세상은 방탄소년단과 함께 변화한다. 영상은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처럼 전달하는 것이다. ‘리브는 방탄소년단처럼 세상을 뒤집고 다르게 생각한다’는 이미지만 직관적으로 연결되면 나머지 장점과 이유는 알아서 찾아지고 설명이 된다. 그들의 화보 같은 멋진 영상을 만끽한 뒤 여러 차례 영상을 돌려보며 의미를 되새기는 놀이. 이것이야말로 방탄소년단의 음악이 팬들 사이에서 소통되는 방식이다. 짧은 시간 유튜브 조회수 500만을 돌파한 비결은 그 소통 방식의 핵심을 놓치지 않고 영상으로 옮긴 날카로운 눈썰미에 있다.

송경원 < 영화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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