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파워독서

자신이 열정 느끼는 일 쫓아 다니다
좋아하는 직업 갖지 못할 가능성 높아
열정을 쫓으라는 잡스 말 틀렸다…장인정신으로 일에 몰두하라

해야 하는 일을 미적지근하게 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일을 하고 있는 중에도 수시로 ‘내가 이걸 하고 있을 사람이 아닌데’라고 생각하는 이들이다. 자신이 하는 일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직업인으로서의 성공 여부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칼 뉴포트가 쓴 《열정의 배신》(부키)은 “열정을 쫓아라” 등과 같은 주장이 얼마나 파괴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자신에게 꼭 맞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 헤매는 사람이나 경력관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유익한 책이다.

저자는 책의 시작부터 다수의 의견과 다른 주장을 펼친다. “열정을 따르라”는 말이 위험한 조언이라는 것이다. 독자들은 이 한 문장에 낚일 가능성이 높다. 그는 초반부터 통념깨기에 곧바로 들어간다. “열정을 쫓아라”는 스티브 잡스 스타일의 주장이 틀렸다고 강조한다. 열정은 속임수이고 위험하기까지 하다는 다소 과격한 주장을 펼친다.

이 같은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이 있고 경험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세상 사람들이 일에 대해 갖고 있는 관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열정의 배신 칼 뉴포트 지음 부키

열정의 배신 칼 뉴포트 지음 부키

하나는 ‘열정 마인드셋’으로, 자신의 일이 자신에게 제공하는 가치에 주목하는 관점이다. 다른 하나는 자신의 일이 생산하는 가치에 집중하는 ‘장인 마인드셋’이 있다. 대다수 사람이 열정 마인드셋을 채택하지만 진정으로 성공한 경력을 갖길 원한다면 다수의 선택을 따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장인 마인드셋을 갖는 것이 사랑하는 일을 발견하거나 창조하는 지름길이다. 장인 마인드셋의 핵심은 어느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만큼 탄탄한 실력을 쌓는 것이다. 저자는 “장인 마인드셋은 지금 자신의 직업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오직 일에 몰두해 최고의 실력을 갖추는 데 열중하라는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서술한다.

장인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궁극적으로 ‘커리어 자산’이란 것을 축적하게 된다. 이런 자산은 희소성과 가치를 만들어 낸다. 반면 자신이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일을 쫓아다니는 경우는 좋아하는 직업을 갖는 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자신의 분야에서 상당한 경지에 오른 사람이라면 저자의 장인 마인드셋에 동감을 표할 것이다.

다만 저자가 놓친 한 가지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모든 사람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전력을 기울일 수 없다는 사실이다. 사람에 따라서 어떤 일이 도저히 안 맞을 수 있다. 그런 경우에는 우직하게 그곳에 머물러 있으면서 장인 마인드셋에 의존해 세월을 보내는 것이 과연 현명한 일일까. 장인 마인드셋이란 관점을 채택하면서도 맞지 않는 분야에 한해서는 자신의 경력을 바꿔가는 중도적인 관점이 맞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경력관리에 몰두해 가는 연배의 사람들에게 권할 만한 책이다. 도발적이지만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

공병호 < 공병호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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