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아이디어가 궁할까
[책마을] 침대·차 안·화장실…당신의 '창의력 명당'은?

스티브 잡스는 ‘창의성은 그저 연결하는 것(Creativity is just connecting things)’이라고 했다.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내는 게 창의성이 아니라는 의미다. ‘창의성이 왜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누구든 알고 있지만 ‘창의성이 무엇이고 어떻게 갖출 수 있는가’는 쉽지 않은 문제다.

《나는 왜 아이디어가 궁할까》는 창의성이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것을 이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그런 측면에서 창의성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꾸준한 훈련으로 키울 수 있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일했고 지금은 경영 컨설팅, 인력 개발 전문가로 활동하는 저자는 누구나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 생산법을 제안한다.

책은 훈련을 통해 창의성을 기르는 원리를 이론적으로 풀어내기보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쉽게 접근한다. 오디오의 소음과 고장 원인이던 바늘이 사라진 과정뿐 아니라 타자기 자판 두드리는 시간을 더 걸리게 하기 위해 자판 배열을 어떻게 조정했는지, 닭 요리법을 시연한 1009번째 가게에서 마침내 계약을 맺을 수 있었던 KFC 브랜드 탄생의 순간도 눈길을 끈다.

역발상과 끈기는 물론 시간과 장소도 중요하다. 당나라의 구양명은 일찍이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는 장소로 침상(침대에서 잠잘 때), 마상(말을 타고 달릴 때), 측상(화장실) 등 삼상(三上)을 꼽았다. 머리를 쓰는 직업은 새벽이나 밤 시간에 일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저자는 “연구, 기획, 상품개발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언제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는지 파악해 근무시간을 조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도록 연습문제를 풀어볼 수 있는 장도 있다. 창의력의 원리를 추출하고 이를 상품 및 서비스로 연결하는 과정이다. 아이디어는 문득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연습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창의성을 ‘내 몸이 기억하는 습관’으로 다지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경열 지음, 다할미디어, 186쪽, 1만3000원)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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