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30대 女교수로 재탄생한 '햄릿'
햄릿이 성(性)과 배경을 바꿔 현재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여성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시극단의 연극 ‘함익’(사진)이 다음달 12~28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셰익스피어 비극 ‘햄릿’을 새로운 시선으로 해석한 이 작품은 2016년 초연 당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연출은 김광보 서울시극단 예술감독이, 집필은 김은성 작가가 맡았다.

이 작품 속 햄릿은 대한민국 재벌 2세이자 30대 연극과 교수인 ‘함익’이다. 함익은 부유한 환경에 완벽한 삶을 누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고독하다. 거울 속에 살고 있는 내면의 분신인 ‘익’과 자아분열적 대화를 나눌 때만 마음속 욕망을 드러낸다. 또 아버지와 계모가 어머니(친모)를 자살로 몰고 갔다고 믿으며 복수를 꿈꾼다. 그러던 어느 날 함익은 제자인 ‘연우’를 만나고, ‘햄릿’에 대해 냉철하면서도 새롭게 해석하는 그에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함익 역은 배우 최나라, 분신 ‘익’ 역은 이지연이 맡는다. 연우 역은 오종혁과 조상웅이 연기한다. 서울시극단 관계자는 “함익을 통해 감정을 숨기고 가면을 쓴 채 건조하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조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