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엄마로 살기가 너무 힘듭니다 _ 사진 게티 이미지 뱅크

새엄마로 살기가 너무 힘듭니다 _ 사진 게티 이미지 뱅크

A씨는 몇년 전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A씨는 당시 초혼이었고 남편은 5살 된 딸을 둔 이혼남이었다.

'내가 낳은 아이가 아닌데 정말 사랑하는 마음이 들까.'

고민도 되고 부모는 물론 주변의 반대도 심했지만 막상 결혼하고 보니 아이는 내 아이마냥 예뻐 보였다.

또래 아이들이 떼도 쓰고 말도 안 듣고 한다던데 딸은 말수가 유난히 적었다.

A씨는 남편과 의논 끝에 상담센터도 다니고 노력해봤지만 소용없었고 딸이 자신의 옆자리를 내어주지 않는 것 같아 자책도 들고 고민스러웠다.

새롭게 가족이 된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품에도 잘 안기고 말도 많이 하는데 유독 A씨 앞에서만 어색해하는 딸.

길을 걸을 때 A씨가 손을 잡으면 딸은 땅만 보고 걸었고 갖고 싶은게 있어도 사달라는 말을 않고 쳐다보기만 했다.

그런 시간이 흘러 딸은 8살이 됐다.

딸이 소풍을 간다기에 A씨는 처음 싸보는 도시락이라 인터넷에서 레시피도 찾아보고 당일 새벽부터 일어나 도시락을 준비했다.

토끼 모양으로 만든 주먹밥에는 김으로 눈코입을 만들고 소세지는 문어모양으로 꾸미고 참깨로 눈도 만들고 방울토마토와 딸기도 손질해서 넣어보냈다.

점심때 도시락 열어 보고 기뻐해주면 좋겠단 생각 뿐이었다.

오후에 소풍에서 돌아온 딸.

"도시락 맛 어땠어?"하고 물었지만 딸은 눈치를 보다가 방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가방에서 도시락을 꺼내본 A씨 눈에는 눈물이 절로 고였다.

과일은 먹었는데 정성껏 만든 주먹밥은 보낸 상태 그대로였다.

A씨는 순간 노력했던 자신에게 화가 나고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어 온 몸에 힘이 빠졌다.

잠시 후 방에서 나온 아이. A씨는 망연자실해서 눈물을 닦을 생각도 못하고 아이를 쳐다보기만 했다.

그때 딸이 입을 열었다.

"도시락 맛이 없어서 안 먹은게 아니라 아까워서 못 먹었어요. 울지마세요. 고마워요 엄마."

그 말을 들은 A씨는 너무 미안하고 고마운 감정이 북받쳐서 아이를 끌어안고 소리내어 울어버렸다.

A씨는 "어떻게 그 어린 아이가 그런 말을 할 수 있었을까. 자는 아이를 보니 새엄마로 산다는 건 이렇게 힘든 일인 것 같다. 동시에 아이가 서서히 마음을 열어주는 구나 싶어 너무 행복하고 고맙다"라며 "앞으로도 잘 할 수 있게 응원해 달라"라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도시락을 열어 본 순간 얼마나 좋았을까. 자기도 이제 엄마가 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고 행복했을 것이다", "더 이상 상처 없는 가정이 되길 진심으로 빈다", "욕이나 한 바가지 해주려고 클릭했다가 폭풍 눈물 흘리고 간다", "엄마가 노력하니까 아이도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나 보다", "그 아이에게 좋은 엄마가 되어 준 것에 내가 다 감사하다", "도시락이 예뻐서 차마 못 먹고 눈으로만 보고 꾹 참았을 아이 생각하니 눈물이 흐른다" ,"난 지금 천사가 쓴 글을 봤다. 아이도 엄마도 너무 예쁘다. 늘 행복하길"이라며 감동을 감추지 못했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지난 2016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초혼-재혼 간 성혼률이 전년 대비 7.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여자 재혼+ 남자 초혼’의 증가율이 ‘남자 재혼+ 여자 초혼’보다 4.08% 더 높다는 점이다.

2015년 통계청이 발표한 혼인종류별 건수를 보면 ‘재혼남+초혼녀’의 결합은 전체 결혼에서 3.9%를 차지한다.

재혼은 재혼끼리 초혼은 초혼끼리의 결혼은 이제 옛말이 된 시대다.

이인철 이혼전문 변호사는 "이 경우와 같이 배우자 자녀와 갈등을 극복하고 좋은 관계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지만 반대 상황으로 힘들어하는 가정이 많다"면서 "대부분 재산문제나 가치관 문제 양육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배우자가 전 배우자와 낳은 아이 문제로 갈등이 있다면 상대방이나 상대방 자녀들이 귀책 사유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본인에게 귀책 사유가 있는지도 한번 살펴봐야 한다"면서 "재혼했더라도 새 배우자 앞에서 전 배우자의 험담을 해서는 안된다. 자녀의 친어머니의 존재와 역할을 인정해주고 자녀들을 진심으로 대한다면 자녀들도 마음을 열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결혼생활은 어렵고 이혼은 더욱 어려운 과정이다. 상대방과 자녀들을 배려하고 어떤 선택을 하는것이 진정한 행복을 찾는 길인지 신중하게 고려해서 결정해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도움말=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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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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