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유튜브 좀 시작해 볼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영상을 시청하다 보면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든다.

유튜브 초창기에는 남다른 능력이 있어야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됐지만 최근에는 그야말로 자신의 일상을 영상으로 기록한 브이로그(VLOG: 비디오video와 블로그blog의 합성어)가 유행처럼 번지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루 종일 공부만 하는 '공시생' 노잼봇의 채널이 폭발적인 인기를 끈 이후 최근에는 변호사, 의사, 승무원, 약사, 회계사 등 전문직들의 유튜버 변신이 눈에 띄게 늘었다.

유튜버 도전 한 달째인 '현변 TV' 주인공 현창윤 변호사를 만나 전문직 유튜버로서의 일상과 의미를 들어봤다.

"변호사까지 돼서 왜 굳이 유튜브 1인 방송을 하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인스타그램·페이스북·네이버 블로그 다 해봤지만 가장 확장된 영역이 바로 유튜브입니다. 블로그는 광고 마케팅으로 잠식된 상태라 후발주자들이 뛰어들기 어려워요. 상위 노출을 위해서는 마케팅 비용을 너무 많이 써야만 하는 구조입니다. 아무리 좋은 정보라 할지라도 얼마 안가 최신 콘텐츠에 밀려 노출이 안 되는 경우가 많죠."
인터뷰+|'현변TV' 현창윤 "전문직에게 왜 유튜브인가?" 이유있는 외도
현 변호사는 '왜 전문직이 유튜브까지 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전문직이 유튜브를 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라고 명쾌하게 답한다.

"제가 혼자 하면 벅차겠지만 유튜브 채널을 만드는데 뜻을 같이 하는 변호사들이 늘어난다면 비슷한 영상을 추구하는 독자도 늘게 되겠죠. 유튜브에는 비슷한 카테고리를 엮어주는 알고리즘이 있거든요. 변호사들끼리 협업을 해서 새로운 영역을 구축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최근 의사나 변호사들의 유튜브 채널이 늘어나고 있어요. 시청자들은 인터넷에서 떠도는 정보보다 확실하고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고 저희 입장에서는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니 서로 좋은 거죠"

'현변TV' 구독자의 1/3은 의외로 변호사다.

'나도 해보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느냐' 문의하는 경우도 많다고.

현 변호사는 "기존의 법률 콘텐츠들은 대중성이 없고 딱딱한 경우가 많다"면서 "변호사를 선임하기 힘든 분들, 정보가 없다 보니 쉽게 이혼하지 못하는 주부들 등 법의 문턱이 높기만 한 분들에게 쉽고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유튜브를 시작할 때 필수적인 준비물은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현 변호사는 "장비가 아무리 좋아도 콘텐츠가 매력이 없다면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 수가 없다"면서 "영상을 편집해주는 앱도 많기 때문에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단 콘텐츠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현변TV' 속 훈훈한 외모의 주인공은 '법 잘 아는 동네 오빠' 콘셉트를 추구한다.

"전문직은 시청자들이 매력을 느끼고 호기심을 느끼는 직종입니다. 그들의 삶이 나와는 어떻게 다른지 수입은 어떻고 평소 생활은 어떤지 궁금하거든요. '버닝썬' 약물 등 법률 관련 정보를 올리기도 하고 아무 멘트 없이 서류 체크하는 모습을 올리기도 했는데 후자가 조회수가 더 많이 나오더라고요. 변호사의 일상이 대중들에게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으니까요. 영상을 직접 편집하느라 주말 시간 대부분을 할애하지만 하루하루 늘어나는 구독자와 소통하는 게 재미있고 더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이 듭니다. 정확하고 유익한 정보를 드리면서 유튜브에서 오래도록 기억되고 싶으니까요."

현 변호사가 바쁜 일과 중에도 틈틈히 영상을 찍고 공들여 편집하는 원동력은 역시 '재미'다.

그는 "내 자신이 미디어가 되고 컨텐츠가 된다는 점이 상상하지 못했던 즐거움을 준다. 예전에 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도전이다"라면서 "앞으로 내 채널이 어떻게 발전하게 될지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유튜버가 되고 싶다면 두려움을 갖지 마세요.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