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박유신 "러시아 특유 서정과 애수 깃든 먀스코프스키 曲 들려줄게요"
“유럽에서도 거의 연주되지 않는 먀스코프스키 곡을 듣고 관객들이 ‘이런 좋은 곡도 있었어?’ 하며 기뻐해줬으면 좋겠어요.”

첼리스트 박유신(29·사진)이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여는 ‘러시안 첼로’ 공연을 앞두고 27일 이같이 말했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9월 체코에서 열린 ‘레오시 야나체크 국제 콩쿠르’에서 박유신이 2위를 차지한 뒤 처음 여는 리사이틀이다. 5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이 콩쿠르에 박유신은 아시아인으로는 처음 결선에 진출,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을 연주해 호평받았다.

그는 이번 공연 테마에 맞게 20세기 러시아 낭만주의 작곡가들로 레퍼토리를 짰다. 프로코피예프 ‘첼로 소나타 다장조’로 시작해 먀스코프스키 ‘첼로 소나타 제2번 가단조’, 라흐마니노프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두 개의 소품’, 쇼스타코비치 ‘첼로 소나타 라단조’로 이어간다.

박유신은 “러시아 곡들엔 특유의 서정성과 애수가 있다”며 “슬픈 멜로디를 연주할 때 특히 몰입하는 나와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무대에서 소품 하나와 소나타 두 곡을 연주하는 일반적인 첼로 리사이틀과 달리 박유신은 소나타 세 곡과 소품 한 곡을 넣었다.

그는 “어떻게 이걸 한 무대에서 다 연주하느냐고 주위에서 걱정한다”며 “특히 프로코피예프 곡 연주에 체력이 많이 소모되지만 오프닝 곡으로 넣고 싶은 도전의식이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공연에서 가장 주의깊게 들어볼 곡으로 박유신은 먀스코프스키와 프로코피예프 곡을 꼽았다. 두 사람은 스승과 제자이자 친구 사이였다. 그는 “먀스코프스키 곡이 당시 러시아 상황에 비해 희망적이고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서정적이고 여성적 느낌이라면 프로코피예프는 익살스러운 부분이 많아 남성적인 느낌”이라며 두 곡을 비교해 들어볼 것을 권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