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성공은 개인의 능력보다 관계를 통한 협업이 좌우
미국 진화생물학자인 윌리엄 뮤어는 생산성에 대한 실험을 했다. 목표는 닭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었다. 알을 많이 낳는 암탉과 번식력이 왕성한 수탉으로 구성된 특별 집단, 생산성 높은 닭과 낮은 닭이 뒤섞인 일반 집단으로 나눴다. 그리고 일곱 세대에 걸쳐 닭을 길렀다. 실험 결과는 어땠을까. 특별 집단은 다 죽고 세 마리만 남았다. 일반 집단의 닭은 전부 살아남았다. 달걀도 특별 집단에 비해 160% 더 낳았다. 실험을 마친 뮤어는 이렇게 말했다. “닭들은 서열을 정하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서열에 신경 쓰지 않으면 그 에너지는 생산성으로 넘어간다.” 이 이야기는 닭에 한정되지 않는다. 인간도 최고를 향한 경쟁에 몰두하면 죽을 때까지 서로를 공격하게 되지만, 협력하면 모두가 승리를 얻을 수 있다.

《빅 포텐셜》은 성공과 잠재력이 개인의 능력에 달려 있다는 편견을 깨고 ‘관계’의 중요성을 알린다. 저자는 미국 심리학자 숀 아처다. 그는 ‘행복학’ 강의로 10년 연속 하버드대 인기 강좌 1위를 차지했다. TED 강의 조회 수도 260만 건을 넘어섰다.

그는 새로운 성공 법칙을 제시한다. ‘가장 잘 적응하는 사람이 살아남는다’가 아니라 ‘관계를 가장 잘 맺는 사람이 살아남는다’다. 조직 내 ‘정치’를 잘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자신이 얼마나 성과를 냈느냐가 아니라 팀의 성과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기여했느냐를 살펴보라는 뜻이다.

이를 위해 다섯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먼저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로 주위를 구성하는 ‘둘러싸기’다. 다음 단계는 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주도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도록 도우며 자신의 영향력을 키우는 ‘확장하기’다. 이어 다른 사람들을 칭찬함으로써 자신과 주변 사람의 위상을 함께 높이는 ‘강화하기’를 해야 한다. 그리고 시스템 전반의 회복 탄력성을 높여 부정적인 영향력으로부터 자신과 팀을 지키는 ‘방어하기’, 이미 실현된 잠재력이 선순환되도록 하는 ‘유지하기’를 실천해야 한다. 저자는 강조한다. “우리의 잠재력을 이루는 모든 요소는 주변 사람으로부터 강한 영향을 받는다. 타인의 성공에 기여하면 자신의 잠재력도 새로운 차원으로 높일 수 있다.”(숀 아처 지음, 박세연 옮김, 청림출판, 284쪽, 1만5000원)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