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숙 원장 "한국영화 100주년…옛 필름 복원해 다양한 형태로 공개"
“올해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영화제는 물론 특별 전시와 학술대회도 열 계획입니다. 옛 필름들을 복원해 다양한 형태로 대중에게 공개하는 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서울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만난 주진숙 원장(66·사진)은 “주어진 예산으로 100주년 기념사업을 잘 수행하는 게 목표”라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12월 한국영상자료원장에 임명된 주 원장은 ‘국내 1호 영화 박사’로 국내 대표적 영화학자이자 영화평론가다. 이화여대 시청각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아이오와대에서 석사 학위, 텍사스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앙대 영화전공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해 2월 정년퇴임한 뒤 명예교수를 맡고 있다. 여성영화인모임 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회장 등을 지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영화 관련 자료를 수집해 보존하고 복원하는 역할을 한다. 국내에서 제작된 모든 영화가 대상이다. 영화 스틸, 소품, 비디오 등 비(非)필름 자료를 포함한다.

“영화를 보존하고 복원하는 것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작업입니다. 과거 영화 필름들은 국내에 없는 경우가 많아 해외 기관에 요청해야 하기도 하죠. 이렇게 수집한 필름을 복원하고, 복사하고, 필요할 경우 디지털화까지 하는 데 많은 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옛 필름 복원을 담당하는 팀은 파주보존센터에 있다. 11명이 1년에 복원하는 필름은 10개에 불과할 정도로 고된 작업이다. “필름 복원 작업장에 들어가면 시큼한 냄새가 확 풍깁니다. 복원에 필요한 화학약품 때문이죠. 열악한 환경에서도 옛 영화들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직원들의 땀이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이렇게 복원된 영화는 다양한 형태로 국민에게 공개된다. 영화제에서 상영하기도 하고, 옛 영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연도 열린다. 안종화 감독의 무성영화 ‘청춘의 십자로’를 김태용 영화감독이 복합문화공연으로 재탄생시킨 게 대표적이다. 주 원장은 “올해 다양한 옛 영화를 기획전 형식으로 상영하는 한편 복합문화공연화해 새롭게 선보이는 작업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