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과 좋아요의 경제학

티엔 추오, 게이트 와이저트 지음
박선령 옮김 / 부키 / 364쪽│1만8000원
[책마을] 이젠 고객을 '구독자'로 만든 기업이 시장 지배

2018년 12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애플과 아마존을 제치고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타이틀을 되찾았다. MS는 1990년대 PC 운영체제(OS) 시장의 독보적인 점유율을 바탕으로 사무용 소프트웨어, 웹브라우저 등 시장을 주름잡았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출현과 함께 PC 시장이 무너지면서 침체를 맞았다.

MS가 영광을 되찾은 것은 2014년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 취임 이후 클라우드를 바탕으로 한 구독 모델로 사업을 전환하면서다. 과거에는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고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수익을 창출했다. 나델라는 고객을 구독자로 만들고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이용권을 주는 서비스에 집중했다.

구독 모델로의 전환을 통해 성공한 기업은 MS뿐 아니다. 어도비(디자인), 시만텍(보안), HP 엔터프라이즈(정보기술), 오토데스크(컴퓨터 지원 설계) 등 수많은 소프트웨어 기업이 구독 체제에 동참했다. 넷플릭스, 우버, 세일즈포스 등 혁신기업들도 구독 모델을 통해 승승장구하고 있다.

《구독과 좋아요의 경제학》은 전 세계에서 확산되고 있는 구독 사업에 대한 현장 보고서다. 이 책의 저자인 티엔 추오는 구독 모델로 운영되는 결제 솔루션 소프트웨어 기업 주오라의 창립자이자 CEO다. 그는 ‘구독 경제’라는 용어를 가장 먼저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9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이자 구독 모델의 선구자인 세일즈포스의 초기 멤버로 입사해 10년 동안 이 회사를 10억달러 규모 기업으로 키우는 데 일조했다.

충성 구독자를 확보해 고정 수입을 거두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모델은 이제 모든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영화산업에서는 대작 영화가 히트하면 다음으로 TV 라이선스와 DVD 판매, 캐릭터 인형 등 파생 상품을 팔아 돈을 벌었다.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도 매년 수억달러를 투자해 영화와 드라마를 제작한다. 하지만 이 영상은 세계 1억3900만 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붙들어 놓고 새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수단이다. 히트를 치냐 못 치냐가 아니라 꾸준히 독점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음악산업에서는 스트리밍 기업 스포티파이가 870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해 최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 초창기 디지털 음악 산업의 선두였던 애플도 아이튠즈를 통한 음원 다운로드 모델에서 애플뮤직을 통한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환하고 있다.

구독 경제 모델은 소매, 제조, 운송, 미디어 등 모든 산업 분야에서 확산되고 있다. 아마존 쿠팡 등 온라인 쇼핑몰의 정기배송 서비스도 구독 경제의 형태다. 저자는 “구독은 철저히 고객 중심의 사업 모델”이라며 “모든 분야가 서비스 형태로 운영되는 미래의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