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잘한다’는 것은 ‘더 많은 일을 한다’는 게 아니라 ‘덜 일하고 더 쉰다’는 의미입니다. 일하는 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집중도가 중요한 거죠. 창의적인 인재들은 하루 중 일에 몰입하는 시간이 4~5시간이면 충분합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최근 방한한 《일만 하지 않습니다》(한경BP 출간)의 저자 알렉스 수정 김 방(사진)은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업이든 근로자든 일의 의미뿐 아니라 휴식의 가치를 깨달을 때 훨씬 더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싱크탱크 ‘스트래티직 비즈니스 인사이트’의 컨설턴트로 일한 그는 2016년 기업 컨설팅회사 레스트풀컴퍼니를 설립했고 스탠퍼드대 객원 연구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그가 진정한 휴식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책을 쓰게 된 계기는 2011년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안식년을 보내면서다. 그는 “당시 그 어느 때보다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면서도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책에서 그는 창의적인 인물들의 놀라운 성취 뒤에는 ‘농업적 근면성’이 아니라 ‘계획적인 휴식’이 있었음을 다양한 사례와 연구 결과를 통해 보여준다. 그는 “일에서 확실히 분리될수록 일하지 않는 시간에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며 “그 시간에 문제 해결 방법이나 아이디어도 떠올리게 된다”고 강조했다.

윈스턴 처칠은 낮잠, 찰스 다윈은 산책, 빌 게이츠는 홀로 보내는 시간으로 의도적인 휴식 시간을 보냈다. 그는 이 모든 것을 자신의 일과에 넣어두고 있다. “오전 5시에 일어나서 책을 쓰기 시작하면 점심시간 전에 피곤해진다”며 “휴식시간엔 개들과 산책을 하고 식사 뒤엔 30분 정도의 낮잠을 자며 저녁엔 컴퓨터, 휴대폰을 끄고 책을 읽는다”고 말했다. “이상적인 휴가는 3개월마다 1주일씩 쉬는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지만 보통 직장인의 삶에서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대안으로 일상에서의 휴식을 계획할 필요가 있다. 휴가를 떠나면서 휴대폰을 놓고 가거나 밤과 주말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이메일을 확인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집중적으로 단시간 일하고 진지하게 쉬면서 일을 더 적게 하면서도 경제적으로는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라는 그는 근로시간을 줄이면서 이익은 더 늘리기를 바라는 기업들을 위해 다음 책을 준비하고 있다. 1주일에 4일이나 하루 6시간 근무로 주 30~32시간 근무를 하면서도 성장 중인 회사들을 소개하고 그들이 일하는 방식과 조직문화를 분석할 계획이다. 쉴 때는 일 생각, 일할 때는 놀 생각을 하는 당신에게 그는 말했다. “가장 나쁜 휴가는 쉬지 않는 휴가입니다. 휴식은 일의 반대가 아니라 ‘일의 동반자’며 상호보완적인 관계라는 걸 깨우치는 순간, 일도 휴식도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겁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