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모자에 목도리·장갑으로 '중무장'…기상청 "주말까지 한파 이어져"
"롱패딩은 패션템 아닌 생존템"…막강 한파에 '완전무장' 출근길
서울의 체감온도가 영하 19.3도까지 떨어진 28일 오전 시민들은 '완전무장'을 한 채로 출근길에 나섰다.

이날 오전 5시 현재 기온은 서울 -13.7도까지 내려갔다.

바람까지 불어 체감온도는 서울 -19.3도로 더 춥게 느껴졌다.

이날 서울의 한낮 기온은 -4도에 머물겠다.

털모자와 패딩, 목도리, 장갑, 귀마개까지 갖춰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감싼 시민들은 올해의 마지막 주에 닥친 동장군의 위세에 눌린 듯 잔뜩 웅크린 모습이었다.

지하철역을 나서는 시민들의 표정은 칼바람에 일그러졌다.

마스크를 챙기지 못한 시민들은 목도리로 얼굴을 칭칭 둘러싸 눈만 빼꼼히 내놓은 채 종종걸음으로 이동했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거나 횡단보도에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는 사람은 양손을 호주머니에 꽂은 채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추위를 견디다 못한 시민들은 인근 편의점에서 핫팩을 사서 나오기도 했다.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김모(46) 씨는 입김에 뿌옇게 된 안경을 닦으며 "출근 전에 날씨 뉴스를 보고 가장 두꺼운 옷을 입고 나왔는데도 춥다.

어서 빨리 버스가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날이 추워서인지 아침 장사를 하는 식당들도 한가했다.

종로구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날이 적당히 추우면 손님이 많기도 한데 너무 추우면 아예 손님이 들지 않는다"며 "어서 날이 좀 풀리고 매상도 올랐으면 좋겠다"고 울상을 지었다.

사무실이 밀집한 마포구 공덕역 일대는 정장 위에 두꺼운 패딩을 겹쳐 입은 직장인들이 분주하게 출근길에 올랐다.

몇몇 직장인은 지하철역을 빠져나오며 찬 공기가 얼굴에 닿자 "추워"라고 탄식하며 옷깃을 여미기도 했다.

집이 가까워 걸어서 출근하는 직장인 한 모(30) 씨는 정장 위에 흰색 항공 점퍼를 입고 귀마개와 목도리로 '완전무장'한 차림이었다.

한씨는 "가진 옷 중에 가장 두꺼운 걸 입었다.

올해 들어 이렇게 입는 건 처음"이라며 웃어 보였다.

영등포의 직장에 다니는 김 모(27) 씨는 "직장이 가까워 걸어서 출근하는데 길에서 본 사람들이 전부 롱패딩으로 완전무장을 했다"며 "정말 너무 추워서 '롱패딩은 패션템이 아니라 생존템'이라는 말이 더는 농담이 아닌 것 같다"며 옷깃을 한껏 여몄다.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과 일부 남부내륙에는 한파 특보가 발효된 상태다.

이번 한파는 주말까지 이어지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30일까지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고 대부분 지역 낮 기온도 영하권에 머물겠다"며 "바람도 강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매우 춥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