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정세랑이 쓴 소설집 《옥상에서 만나요》(창비)가 ‘제2의 김지영 열풍’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옥상에서 만나요》는 지난달 26일 출간된 이후 21일 만에 판매부수 1만 부를 돌파했다. 11~12월이 소설책이 잘 안 팔리는 시기라는 점에서 이 같은 판매 속도는 이례적이라는 게 서점가 반응이다.

이 책은 여러모로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과 닮아 있다. 최근 100만 부를 돌파한 《82년생 김지영》은 30대 한국 여성들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담아내 ‘젠더 열풍’을 촉발시켰다. 정세랑의 이번 소설집 역시 성희롱, 결혼, 이혼, 가난, 돌연사 등을 소재로 우리 시대 여성이 겪는 다양한 억압과 갈등, 이를 넘어설 연대 가능성을 9편의 짧은 단편으로 엮어냈다.

이 같은 내용이 입소문을 타면서 《옥상에서 만나요》는 2030세대 여성 독자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창비에 따르면 온라인 서점 3사를 통해 이 책을 구매한 여성 독자 비중이 75%를 넘었다. 경쾌한 상상력, 예리하지만 냉소적이지 않은 다정함 등 정세랑만의 여성 서사가 많은 이들을 위로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